“약속 지킨 것” 尹면회 마쳐…강성층 결집 행보
‘당게 의혹’ 한동훈 연루설 두고 계파 갈등 우려
친한계 “건드리면 위험…지방선거까지 화합해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사법 개혁안과 언론 개혁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한동훈 전 대표 측 연루 의혹이 있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당게) 의혹’ 논란이 또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최근 장동혁 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강행을 두고 당내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한 규명 여부를 두고 계파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새 당무감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지난 17일 비공개 위원 임명식을 진행했다. 임명식에는 장 대표도 참석했는데, 신임 위원들에게 ‘해당 행위자 엄벌’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11월 불거진 당원게시판 사건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전 대표와 그 가족과 같은 이름을 가진 당원이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다수 올리면서 불거진 사건으로, 당시 계파 갈등의 중심에 놓인 바 있다.
장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 선거기간부터 최근까지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친한동훈(친한)계 등에 대한 ‘전략적인 엄포’로 실제 실행까지 이뤄질지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최근 윤 전 대통령 면회 건을 계기로 당원게시판 의혹 규명이 현실화할 거라는 관측이 많아졌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을 일반면회 형식으로 약 10분간 만났다. 장 대표는 면회 사실을 지난 18일 직접 밝혔다.
당내에선 이번 면회를 비판적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장 대표는 “제가 전당대회 기간 때부터 약속했던 것을 지킨 것”이란 입장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사실상 장 대표를 당선시킨 강성 지지층은 중 오히려 ‘최근 장 대표가 시원찮다’며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장 대표는 그들이 원하는 것, 더욱이 자신이 약속한 것을 지킬 수밖에 없다. 그렇다는 것이 이번 면회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게시판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공식화한 것은 아니다. 친한계에서는 일단 관망하면서도 경계하는 반응이 감지된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건드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우리 당 입장에서는 지금 하나로 뭉쳐 싸워야 하는 상황이고, 한 전 대표도 일절 장 대표나 당 운영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서로 존중하며 지방선거까지는 우리가 하나로 힘을 모아 선거를 치르는 모습, 화합하는 모습으로 가는 게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한계가 윤 전 대통령 면회 건으로 충격을 받았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해 일단은 좀 더 지켜보자며 자중하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며 “연이어 당게 의혹 규명까지 하겠다면 친한계 등 입장에서는 장 대표가 선을 넘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