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정부가 희소성을 보장한 자산
재건축·재개발은 ‘공급수단’ 발상전환 필요
김용남 글로벌PMC대표
일본 부동산 저평가…지금이 매수 적기
도쿄 신규 공급 없어 구축아파트도 인기
아기곰 경제 아카데미 대표 겸 유튜버가 16일 ‘투자의 안전 자산, 서울 아파트’의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정부가 서울·수도권 집값 급등에 대처하기 위해 각종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주택 시장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헤럴드경제가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주최한 ‘헤럴드머니페스타 2025-웰스 내비게이션(Wealth Navigation·부의 세계로 가는 지름길)’에서도,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와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의 강연에는 많은 인파가 찾아 이 같은 열기를 입증했다.
▶정부 규제에도, 앞으로 10년 ‘서울 아파트’가 가장 유망한 투자처=아기곰은 ‘투자의 안전 자산, 서울 아파트’를 주제로 연 강연에서, 정부의 각종 정책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유인할 것으로 봤다. 국내 최대의 실명 부동산 커뮤니티 운영자이자 부동산 칼럼니스트인 그는 서울은 지난 10년간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고, 아파트보급률이 낮다는 점에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아기곰은 “지난 10년간 서울에 122만개 일자리가 늘어났고 고임금의 일자리가 서울에 많이 분포돼 다른 지역보다 아파트 수요가 크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아파트보급률을 보면 서울 상황은 심각하다. 통계청이 집계한 주택보급률에 따르면 2023년 말 서울 주택 보급률은 94%로, 이 중에서도 아파트 보급률은 46%로 더 낮다.
서울의 아파트 비중은 도시화 비율이 높은 지역 중에서도 최하위인데, 보급 속도가 느린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10년간 전국 아파트 비중이 59.5%에서 65.3%로 5.4%p(포인트)증가하는 동안 서울 아파트 비중은 58.6%에서 60.1%로 1.5%p 느는 데 그쳤다.
아기곰은 “과거 4년간 서울 아파트의 착공이 줄었는데, 이로 인해 2026~2028년에 대규모 주택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주택보급률이 낮은 지역일수록 공급부족 현상이 치명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사실상 서울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을 정부가 보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기곰은 “지난 10년간 주요 자산 산승률 비교시, 서울 아파트 상승률이 251%로 같은 기간 금값 상승률(247%)를 상회했다”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주택 매수 시 향후 10년간 전국 평균 수익률은 83.7% , 서울은 150%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아기곰은 현재 주택에 투자했을 경우, 10년 후 예상 수익률 상위 지역으로는 ▷서울시 영등포구 ▷서울시 마포구 ▷성남시 분당구 ▷서울시 양천구 ▷서울시 송파구 ▷고양특례시 덕양구 ▷서울시 동작구 ▷서울시 강남구 ▷ 서울시 광진구 ▷부천시 등을 꼽았다.
서울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건축, 재개발 기간을 보면 (단축을 하더라도) 통상 13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서울에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나와야 한다”며 “재건축은 투기가 아닌 공급수단으로, 과감한 규제개혁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엔저’ 일본 부동산 지금이 매수 최적기…해외 자산가 몰린다=김용남 글로벌PMC대표는 이날 ‘왜 전 세계 부자는 도쿄로 몰릴까?’를 주제로 연단에 섰다.
그는 “일본 도쿄는 6년 연속 아시아 부동산 투자 도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어느 나라 보다도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엔저, 낮은 기준금리 등으로 전 세계 부자들이 도쿄로 몰려오는 상황 속에서 구축 중고 맨션, 1동 주거용 빌딩 매수가 현 시점에서 최적의 투자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PMC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해외부동산 투자 전문가이자 중소형 빌딩 자산관리 ·해외 부동산 자문 전문기업이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도쿄 부동산 가격은 ‘잃어버린 30년’, 즉 장기 불황을 겪으며 저평가돼 있는 상태이고 타 국가 주요 도시와의 갭을 줄여가고 있다”며 “가격경쟁력과 안정적 수익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엔저 ▷낮은 기준금리(0.5%) ▷외국인 투자자 유입 ▷안정성 ▷유동성 ▷성장성 등 6가지 요인이 일본 부동산이 특히 각광받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그는 “엔저 현상으로 엔고 대비 20~30% 할인효과를 볼 수 있고 기준금리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보니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유일한 국가로 꼽힌다”며 “정치적 안정성을 갖추고 있고 매매가 활성화돼 있어 사고 싶을 때 사고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는 유동적 환경”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기준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고치인 3700만명을 기록한 데다 인프라 투자도 계속되고 있어 성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투자자금 금액대에 따른 투자처로 ▷원룸(5억원 이상·수익률 2~4%) ▷타워맨션(15억원 이상·수익률 1.5~3%) ▷1동 주거용 빌딩(40억원 이상·수익률 3~4%) ▷중소형 빌딩(80억원 이상·수익률 2~4%) 등을 소개했다. 시세차익을 고려하면 타워맨션, 안정적 임대수익을 원하면 원룸·1동 주거용 빌딩,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추구하고 싶다면 중소형 빌딩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맨션 투자를 염두하고 있다면 신축보다는 구축을 매수하는 것이 오히려 투자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도쿄 내에서 구축 아파트의 입지가 신축 대비 좋고, 신축 공급이 줄어 리모델링한 구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4월 기준 도쿄 23구 내 리모델링된 구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4451만엔(한화 약 4억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8.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일본 부동산 투자를 위해선 지역 선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가능하면 도쿄, 여력이 되면 중심5구(주오구·미나토구·치요다구·시부야구·신주쿠구) 투자를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의 강연에는 100여 명이 세미나장을 채울 정도로 일본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방문객들이 많았다. 몇몇 방문객은 강연 내용을 사진으로 남기는가 하면 직접 메모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강연을 찾은 20대 여성 김모 씨는 “건축을 전공해 평소 해외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고 일본 부동산 시장 트렌드에 대해 알고 싶어서 듣게 됐다”며 “일본에서 리모델링 아파트가 더 인기가 많다는 사실이 인상깊다”고 말했다. 서정은·김희량·신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