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버블 우려하기엔 너무 일러
긴 시계열의 강세장 이어지는 중
이재만 하나증권 실장
美 금리인하 사이클 ‘보험성 인하’
K-반도체 통해 코스피 4200 가능
유동원(왼쪽)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 본부장과 이재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이 각각 ‘글로벌 투자 키워드는 생산성’, ‘주식시장 전망과 전략-금리로 시작해서 실적으로 끝납니다’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임세준 기자 |
“인공지능(AI) 사이클이 과거 인터넷보단 짧지만 3배 정도 압축 성장할 것이란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최근 3~4년간 연 40~55% 수준의 복리율을 보였던 AI 사이클에 지금이라도 올라타야 합니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 본부장)
“내년도 순이익 82조원으로 역사적 고점을 경신할 것으로 보이는 한국 반도체주는 35% 수준의 상승 여력을 지녔습니다. 이를 통해 코스피 지수 4200포인트도 가능하다 봅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
미국 증시 전문가로 꼽히는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 본부장과 국내 대표 애널리스트 이재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이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헤럴드머니페스타 2025’에서 각각 ‘글로벌 투자 키워드는 생산성’, ‘주식시장 전망과 전략-금리로 시작해서 실적으로 끝납니다’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유 본부장은 “과거 미 증시 강세장을 이끌었던 ‘인터넷·모바일 인터넷(IoT)’ 사이클보다 높은 AI 사이클의 ‘생산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S&P500 연평균 상승률은 AI 사이클에서 18% 이상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미 증시의 AI 사이클이 ‘현재 진행형’이며, 예상보다 긴 시계열의 강세장이 이어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AI 랠리는 시작 단계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의 AI 부문 투자 금액이 타국 대비 독보적이란 점은 미 증시 AI 랠리의 투자 매력도를 극대화하는 요소라 꼽았다.
유 본부장은 “주요 AI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확연히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버블’을 우려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향후 2년간 미국이 경기침체를 맞닥뜨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도 일축했다. 기업 부채 비율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17.3%에 불과하고, 가계 부채 비율 역시도 같은 기간 GDP 대비 65~70% 수준에 불과하단 이유에서다.
유 본부장은 최근 코스피 지수가 글로벌 증시 대비 압도적인 상승률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미 증시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 포트폴리오 중 선진국과 신흥국의 비율이 각각 88.3%, 11.7%인데, 선진국에서도 미국이 73.9%로 압도적이란 이유에서다.
최근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찍고 있는 코스피에 대해서도 유 본부장은 상법 개정 등 정부 주도의 자본시장 부양 정책 등의 힘으로 향후 1~2년간 큰 위기에 봉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세계 최하위 수준의 주주환원율 탓에 국내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2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대만·일본처럼 주주환원율이 50%대로만 올라도 밸류에이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후 강연에서 이 실장은 향후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가를 섹터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주저 없이 지목했다.
이 실장 분석에 따르면 2016~2018년 반도체 지수 상승률은 89.8%를 기록한 가운데, 현재(2024~2026년) 지수 상승률은 54% 수준으로 과거 대비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그는 “반도체가 국내 지수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외 조선·방산·전력 등이 순환하며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했다.
이 실장은 이재명 정부가 ‘국가 주도형 투자’를 표방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조명하면서 “현금이 많은 기업이라면 투자를 진행할 여력이 있어 국내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현금이 넉넉한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이 꼽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개시한 금리 인하 사이클을 경기 침체 극복이 아닌 ‘보험성 인하’로 진단한 이 실장은 글로벌 증시가 유동성 증가 환경에 놓였다는 점에서 주식 시장을 향한 긍정적 관점을 유지했다.
이 실장은 미 증시에서도 기존 주도 업종인 ‘빅테크(대형 기술주)’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새롭게 떠오를 ‘주도주’를 찾기 위해선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에 집중해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수익성이 높은 기업으로는 ▷알파벳 ▷넷플릭스 ▷팔란티어 ▷GE ▷필립모리스 등을 꼽았다.
신동윤·김유진·심아란·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