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올라타자" 중학개미들 난리…5개월 만에 돌변한 이유가 [분석+]

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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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전 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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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중학개미가 홍콩시장을 중심으로 다시 늘고 있다. 지난 9월까지 4개월간 홍콩 주식을 팔았던 개미들이 이달 들어 '사자'로 돌아섰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대표 기술주가 랠리를 보이며 이달 연고점을 찍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10월 초~21일) 국내 투자자들은 홍콩 주식을 1601만7869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딥시크 효과로 2월부터 5월까지 순매수를 보이던 투자자들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순매도에 나섰다. 이들이 넉 달간 홍콩 주식을 팔아치우는 사이 SMIC(96.18%), 알리바바(58.04%), 텐센트(33.08%)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대부분 이들 주식은 이달 초 연고점 수준으로 뛰었다. 미국의 금리인하와 AI 성장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투자 자금이 급격히 유입된 결과다.

홍콩 증시의 투자 잔액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잔액은 지난달 28억8947만달러로 월간 기준 3년3개월(2022년 6월·29억9643만달러)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18억3185만달러에서 57.74% 급증한 금액이다. 올해 투자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샤오미(1억8333만달러)다. 연일 호실적을 거두며 올해 주가가 36.29% 뛰었다. 알리바바(99.14%)와 CATL(78.31%)의 투자 잔액도 각각 1억3512만달러, 1억2733만달러 늘었다. 알리바바는 창업자인 마윈의 등장과 AI·클라우드 사업 기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해 5월 홍콩 시장에 2차 상장한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CATL 역시 실적 개선과 정부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육성책 등으로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홍콩 항셍지수는 올해 31% 급등해 같은 기간 S&P500(15%)와 니케이225(25%)지수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홍콩H지수 역시 30% 뛰었다. 상반기에는 딥시크가 밀어올렸고 하반기에는 미국의 금리인하와 기술주 성장 기대 등이 지수를 견인했다. 제20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 개최를 계기로 모멘텀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시장에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올해 기업공개(IPO)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상하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9월 말 홍콩 증시 IPO 자금 조달 규모는 1829억 홍콩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다"며 "IPO 규모는 세계 1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장 신청 건수는 약 300개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홍콩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자 중국 본토 기업이 홍콩 시장 상장을 택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홍콩 H주와 중국 본토 A주를 함께 발행하는 '이중상장'제도를 활용해 유동성이 풍부한 홍콩 시장에 입성하려는 목적이다. 시장정보업체 윈드인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홍콩 시장에 상장을 신청한 A주 기업은 총 83개사로 지난 10년간 신청 건수를 웃돌고 있다. 천이팅 홍콩거래소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알리바바의 이중 상장 이후 주가와 거래량이 상승했다"며 "미국 금리인하 등을 고려하면 홍콩 증시로 자금 유입이 촉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단기 변동성을 커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1년 전 대비 4.8% 증가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점도 주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정정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이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었던 만큼 펀더멘탈 개선 여부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미중갈등 우려 완화, 3분기 전망치를 부합하는 GDP 등으로 중국 시장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월가의 눈높이도 올라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7년 말까지 중국 주요 주가 지수가 3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기업들의 AI 투자, 유동성 유입 등으로 장기간 완만한 강세장을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를 활용해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며 풍부한 자금 흐름이 주가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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