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과 회담 취소…갈길 먼 우크라 휴전

김동현 기자
입력
수정 2025.10.23. 오전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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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2차 정상회담' 보류

美가 내민 휴전안, 러시아 거절
트럼프 "시간낭비 원하지 않아"

젤렌스키 "푸틴 관심도 떨어져
장거리 미사일 지원이 해결 열쇠"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러 2차 정상회담이 보류됐다. 현재 전선을 동결한 상태로 휴전 협상을 하자는 미국 휴전안을 러시아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지원하지 않기로 해 러시아의 협상 의지가 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힌두교 최대 축제 ‘디왈리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 관해 “시간 낭비를 원하지 않는다”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선에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틀 안에 우리가 무엇을 할지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쟁 종식 기회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끝내길 원한다”며 “(전쟁이) 끝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이번주 회동도 연기됐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통화에서 종전을 위한 미·러 정상회담을 약속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담이 ‘2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미국 휴전안에 난색을 보여 결국 회담이 연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전선에서 멈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즉각적인 전선 동결을 원하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 입장을 받아들일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종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넘기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러시아는 루한스크주 전체와 도네츠크주의 75%를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지역까지 원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유럽 고위 외교관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가 너무 많은 것을 원했기 때문에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이 열려도) 합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 미국에 명백해졌다”고 분석했다.일각에선 이번 트럼프·젤렌스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을 확약하지 않은 게 러시아와의 협상을 어렵게 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정례 대국민 영상 연설에서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 거절로) 장거리 (공격) 역량 문제가 덜 시급해지자 러시아의 관심이 거의 즉각적으로 사라졌다”며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는 우리의 역량 문제야말로 평화로 가는 필수불가결한 열쇠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거리가 2500㎞에 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모스크바 등 러시아 내부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어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는 미국은 그동안 확전을 우려해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무기를 대량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토마호크 미사일 없이 전쟁을 끝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우에 드론 공습을 가해 해당 지역의 전력 공급을 중단시켰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남부 접경지인 브랸스크 화학 공장에 미사일 공습을 하는 등 무력 공방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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