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전쟁통 같았다"…12억 금호동 아파트, 2주 만에 '껑충'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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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6. 오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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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막차 수요에 성동·광진·마포 신고가 행렬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방송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석 연휴 이후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에 매수세가 쏠리면서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대거 쏟아졌다. 일부 개업중개사들은 휴일도 반납하고 연휴 동안 자리를 지켜야 했을 정도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54% 급등했다. 이번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은 추석 연휴로 인해 10월 첫 주까지 합쳐 2주 누계로 발표됐다. 산술적으로 나누면 매주 0.27%씩 오른 셈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1.63% 상승을 기록한 성동구다. 단지별로 살펴보면 억 단위로 오른 신고가 거래가 대거 쏟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금호동 '벽산'은 지난 12일 전용면적 59㎡가 15억8500만원(16층)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에 비해서는 1억7500만원 오른 액수다. 지난 7월 거래와 비교하면 석 달 만에 5억1500만원 치솟았다.

인근 소규모 단지인 '신금호두산위브'는 전용 84㎡가 13일 14억3000만원(13층)에 신고가를 썼다. 약 2주 전 체결한 직전 거래보다 2억4000만원 뛰었다. 옥수동 '이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전용 59㎡도 지난 10일 23억8500만원(7층)에 거래됐다. 동일 타입 기준으로 열흘 만에 1억1000만원 오른 신고가다.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59㎡ 역시 지난 4일 22억9000만원(14층)에 손바뀜됐다. 약 2주 만에 9000만원 오르면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매물 정보가 내려간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최혁 기자

금호동 A공인중개 관계자는 "빗발치는 문의 전화와 계약 마무리 때문에 추석 연휴에도 당일만 제외하고는 자리를 지켜야 했다. 전쟁통이나 마찬가지였다"며 "막판까지 계약이 이어졌던 탓에 미처 신고하지 못한 거래가 쌓여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아직 신고하지 못한 것 중 신고가 거래도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서울 다른 지역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광진구는 광장·자양동 위주로 1.49%, 마포구는 공덕·성산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1.29% 올랐고 송파구와 양천구도 가락·문정동 재건축 추진 단지와 목·신정동 역세권 위주로 1.09%, 1.08%씩 상승했다. 강동구도 고덕·명일동 대단지 위주로 0.85%, 용산구는 이촌·문배동 위주로 0.80% 뛰었다.

연휴조차 반납할 정도로 매수세가 쏟아진 배경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있다. 추석 연휴를 전후로 정부가 대출 규제를 비롯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자 규제 전 막차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부동산 대책 발표 여부 및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는 제목의 보도해명자료를 내고 부인했지만, 결국 지난 15일 시장이 예상하던 대출 규제가 발표됐다.

사진=한국부동산원

정부는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수정·중원구 △수원시 영통·장안·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를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상한이 15억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25억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 이상 주택은 2억원으로 제한됐다. 주담대 담보인정비율(LTV)도 무주택자 40%, 유주택자 0%로 조였다.

결국 대출 규제가 적용되면 주택을 살 수 없는 무주택·1주택 수요자들이 규제 전 '내 집 마련'과 갈아타기에 서두르면서 서울 한강벨트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후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재건축 호재가 있거나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셋값도 0.17% 오르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송파구가 가락·잠실동 주요 단지 위주로 0.46%, 서초구가 잠원·반포동 위주로 0.32% 뛰었고 성동구도 행당·성수동 구축 위주로 0.3% 상승했다. 이어 강동구는 고덕·암사동 대단지 위주로 0.28%, 용산구도 이촌·한남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0.2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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