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회운동가와 범죄자, 맞교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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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5. 오전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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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거부 사태' 발단 된
캄보디아 反정부 인사 부트 비차이
"귀국땐 죽음뿐…韓 보호 받고싶다"
한국에 거주하는 캄보디아 민주화 운동가 부트 비차이(37·사진)는 캄보디아 정부가 우리 정부에 송환을 요구하고 있는 인물이다. 캄보디아 입장에선 반(反)정부 인사인 부트를 자국으로 보내야 현지에서 각종 피싱 범죄에 연루돼 체포된 한국인 범죄자를 넘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부트는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사회운동가인 나를 범죄 혐의자들과 맞바꾸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캄보디아로 돌아가면 감옥에 가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어 한국 정부의 법적 보호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1988년생인 부트는 2016년 취업 비자로 한국 땅을 밟은 뒤 SNS 등에서 캄보디아 정권의 독재를 비판하고 있다. 서울 보신각 일대에서 캄보디아 반정부 집회를 열거나 정부를 비판하는 랩 음악을 제작해 페이스북 등에 공유하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그의 페이스북 팔로어는 19만 명에 달한다.

캄보디아 정부는 올초부터 부트를 강제 출국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캄보디아는 인터폴수배를 받는 한국인 범죄자를 현지에서 체포하면 강제 추방하거나 양국 간 범죄인 인도협정에 따라 한국으로 보냈지만 한국이 이 같은 요청을 들어주지 않자 범죄인 인도를 거부하고 나섰다.

캄보디아 현지 범죄단지에는 1000명이 넘는 한국인이 사기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터폴 수배자만 지난 6월 말 기준 265명이다.

정부는 범죄인 인도협정에 어긋나는 요청을 받아줄 수 없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양국 간 범죄인 인도협정은 ‘정치범 불인도 원칙’을 명시하고 있어 법무부도 송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베트남 정부도 2006년 반정부 인사 우엔후창을 범죄인으로 지목하고 한국 정부에 인도를 요청했으나 법원이 불허한 바 있다.

전북 익산에 거주하는 부트는 5월 전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여권이 무효화됐다”는 연락을 받은 뒤 체류 자격이 상실되자 난민 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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