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시총 300조 돌파
거래대금 32%, 반도체 투톱 집중
연휴기간 AI 호재 뉴스 쏟아지며
원익홀딩스·대덕전자·심텍 등
반도체 소부장주까지 동반 상승
"차익실현 말고 분할매수 할 때"
주도주였던 방산·조선주는 약세국내 반도체기업 주가가 거침없이 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거래일간 18.9%, 삼성전자는 9.7% 급등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차익 실현할 때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조정이 올 때마다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0일 국내 증시는 ‘반도체 투톱’의 독무대였다. 개장 1시간 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거래 대금이 4조원에 육박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19조1510억원)의 32.4%(6조2230억원)를 단 두 종목이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6.07%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8.22% 오르며 이날 처음 시가총액 300조원을 넘어섰다.
연휴 내내 인공지능(AI) 관련 뉴스가 쏟아지며 반도체주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AMD는 지난 6일 오픈AI와 6기가와트(GW) 규모의 AI 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십억달러어치 AI 칩을 수출할 수 있도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승인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히 AMD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주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상승 종목(유가증권시장 277개)보다 하락 종목(624개)이 더 많았다. 반도체주에만 매수세가 집중돼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소식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5.01%), LIG넥스원(-4.95%) 등 방위산업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HD현대중공업(-2.46%), 한화오션(-1.97%) 등 조선주도 내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3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조3674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짧은 기간 반도체주가 급등하자 투자자 사이에서 고민이 커지는 모양새다. 차익 실현과 신규 진입 시점을 놓고서다. 이와 관련해 반도체 주가 향방이 달린 ‘AI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불거진 ‘AI 거품론’에 대해 “아직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7)의 24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27배로,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당시 주도주들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점에서다. 기술주 거품 측정 단계인 ‘기술 혁신-주가 상승-과열-붕괴’ 가운데 2단계에 있다고 봤다.
HBM뿐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뛰는 점도 호재다. 안정환 인터레이스자산운용 대표는 “단기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다시 오를 것”이라며 “2~3%씩 조정이 나올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활용하라”고 추천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상승 기간이 짧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주와 범용 반도체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반도체주를 앞세운 코스피지수 역시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코스피지수의 12개월 후 목표치를 4000(12개월 선행 PER 13.4배)으로 상향했다. 다만 치솟는 원·달러 환율은 부담이다. 교착 상태에 놓인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길어지며 원화 약세 현상이 짙어지면 외국인 순매수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