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맹우' 아소, '여자 아베'를 총재로 만들어

김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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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09. 오전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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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아베 내각 총무상 역임
존경하는 인물엔 기업인 마쓰시타

아소 前총리, 결선서 표 몰아줘
사실상 '아소 내각' 부활 지적도
다카이치 사나에는 ‘여자 아베’로 불리는 우익 성향 정치인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정책 노선을 계승하며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꾸준히 참배했다.

혼슈 서부 나라현 출신인 다카이치는 맞벌이 가정에서 자란 비세습 정치인이다. 고베대 경영학부와 마쓰시타정경숙을 졸업했다. 마쓰시타정경숙은 파나소닉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일본을 이끌 리더를 키우기 위해 1979년 설립한 사설 교육기관이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가 마쓰시타정경숙 출신 첫 총리다. 다카이치는 평소 존경하는 인물로 마쓰시타를 꼽았다.

다카이치는 미국 연방의회 등을 거쳐 1993년 중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됐다. 아베와 ‘의회 입성’ 동기다. 자민당에 입당한 것은 1996년이다. 그는 2006년 제1차 아베 내각에서 오키나와·북방담당상으로 처음 입각했다.

다카이치는 2012년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후 자민당 요직인 정무조사회장이 됐다. 이후 역대 최장인 1438일간 총무상을 지냈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 출범 후 다시 정조회장을 맡았고, 2022년부터 경제안보담당상으로 일했다. 이시바 시게루 정권에선 당 총무회장직 제의를 고사하고 정권과 거리를 뒀다.

다카이치가 이번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아베의 ‘맹우(盟友)’인 아소 다로 전 총리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당내 유일한 파벌인 아소파를 이끄는 그는 결선 투표 직전 사실상 ‘다카이치에게 투표하라’는 구령으로 의원 표를 몰아줬다.

다카이치는 당선 후 아소파에 힘을 실어줬다. 이시바 정권에서 당 고문으로 밀려난 아소를 부총재에 기용했다. 간사장에는 아소의 처남인 스즈키 슌이치, 총무회장에는 역시 아소파인 아리무라 하루코를 임명했다. 부총재를 포함한 당 5역 중 세 자리를 아소파가 차지했다. 일각에선 자민당의 파벌 정치가 부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인사에 대해 ‘제2차 아소 내각’이라는 비판도 확산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총재 선거에서 드러난 것은 구태의연한 파벌 정치가 판치는 ‘변하지 않는 자민당’이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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