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부풀려 ‘반값 세일’ 위장…한우·굴비 세트서 꼼수 적발
세트가 낱개보다 더 비싼 경우도…포장·브랜드값만 덧붙여
전문가 “평소 가격 비교가 최선의 방어…소비자 주의 필요”
추석을 앞두고 온라인몰과 대형마트가 ‘최대 72% 할인’, ‘역대급 특가’ 문구를 내걸며 소비자 유혹에 나섰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가를 부풀려 할인율만 크게 보이게 한 ‘위장 세일’이 여전히 적발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는 정가 인상 후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한 온라인몰은 한우 선물세트 정가를 18만5000원에서 20만5000원으로 올린 뒤 20%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가격은 변함이 없는데 할인율만 커 보이도록 한 것이다.
세트 상품이 낱개 구매보다 더 비싼 경우도 적지 않았다. 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제조사 자사몰에서 판매된 선물세트 43종 가운데 83.7%는 낱개로 살 때가 더 저렴했다. 가격 차이는 평균 24.9%였으며, 최대 2배까지 벌어진 경우도 있었다.
허위·과장 광고도 여전히 문제다. “국내 1위”, “100% 환불” 같은 근거 없는 표현을 쓰거나, 건강식품·화장품을 의약품처럼 포장해 홍보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또 온라인몰과 SNS에서는 “오늘만 할인” 문구를 며칠간 반복 사용해 상시 할인율 한정 특가로 둔갑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감독당국은 최근 온라인몰·플랫폼 전반에 대한 허위·과장 할인 광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해외직구 플랫폼이 상시 세일을 ‘오늘만 특가’처럼 홍보하다 제재를 받았고, 건강식품·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시킨 사례도 적발됐다.
전문가들은 명절마다 반복되는 '꼼수 할인' 논란을 막기 위한 제도 관리 강화도 필요하지만 소비자 스스로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행사 가격만 보지 말고 평소 판매가와 비교하거나, 세트·낱개 가격 차이를 반드시 따져봐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이벤트성 광고는 충동구매를 유도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며 “소비자가 가격을 직접 기록하고 비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