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0원' 4년새 5만개社 늘어국내에서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기업 7곳 중 1곳은 수익을 한 푼도 내지 못하는 ‘깡통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깡통법인은 16만 곳을 넘어섰으며 비중도 몇 년 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둔화로 인해 이익을 내지 못하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기업 생태계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년간 고물가 등으로 내수 경기가 부진해지면서 소상공인이 폐업한 사례가 늘어난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소상공인·자영업자 폐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기간 무분별한 창업이 이뤄지면서 폐업한 업체가 더 급격하게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일부 법인은 사실상 폐업 상황인데도 청산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차일피일 미루기도 한다는 게 업계 얘기다. 한 폐업 자영업자는 “폐업 후 해산 및 청산 등기를 하려면 수백만원이 드는데, 영세 소상공인에겐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깡통법인이 더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 1~7월 폐업으로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9673억원으로, 전년 동기(8882억원)보다 8.9% 늘어났다. 2007년 제도를 도입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폐업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깡통법인이 늘어나면 기업 수가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 입장에선 세수 기반이 줄고 각 업체의 관리·감독도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 의원은 “장기 불황과 경기 침체로 지난해 관련 통계 집계 후 최초로 개인, 법인 포함 폐업 신고자가 100만 명을 돌파할 만큼 생존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폐업 이후 제대로 청산조차 못하는 ‘무늬만 법인’을 위한 대책과 함께 폐업 상황에 내몰리지 않도록 성장 유도 정책과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