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S 흥행 위해 ETF 편입?… 업계는 '싸늘'

김태일 기자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주금공, 거래 활성화 방안 검토
운용업계 "지수 개발부터 난관"
추종 상품 출시도 의구심 내비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증권(MBS)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으로 상장지수펀드(ETF) 편입을 고민하고 있으나 지수 개발부터 녹록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자산운용업계는 "해당 지수가 생긴다 해도 추종 상품을 출시하기는 쉽지 않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MBS를 국내 ETF 등에 담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거래 창구를 추가로 뚫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향후 해외투자자를 유입시켜 수요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MBS 최소 투자금액을 낮춰 개인투자자에 판매하는 방법도 거론됐지만 주택금융연구원의 제안일 뿐, 주금공이 실제 실행을 고려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채 등과 비교해도 별다른 투자매력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유통 활성화 방안 역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추진한다 해도 여러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ETF에 주식·채권 등 특정 증권을 편입시키려면 지수부터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채권평가사 등이 MBS 실시간 거래정보를 취합해 제공해야 하는데 국내에선 유통시장이 비활성화 돼 있다. 지난 2022년 11월부터 공시되고 있는 'K-MBSI'는 하루 단위로 산출되기 때문에 ETF 추종지수로는 쓸 수 없다.

MBS는 은행이 주택을 담보로 장기 대출을 해준 주택저당채권을 주금공이 묶어 기초자산으로 삼은 뒤 유동화한 증권으로, 자산담보부증권(ABS)의 일종이다. 주금공이 지급보증을 하는 만큼 신용등급이 AAA로 안전성이 높아 보험사나 은행 등 기관이 선호하지만 듀레이션을 맞추는 용도로 대개 만기보유를 하기 때문에 시장에 잘 내놓지 않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BS는 콜옵션이 붙어 조기상환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거래 강도가 높지 않다"며 "거래가 없으면 시세를 제대로 산출하지 못해 괴리가 생기는 탓에 지수 구성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지수가 나온다고 해도 자산운용사들이 이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할 지 의문이다. 현재 국내 ETF 시장은 내용적으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등 미국 대표지수나 반도체와 같은 테마형에 집중돼 있고, 형식 면에선 배당형 혹은 파킹형에 쏠려 있다.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은 채권형에 대한 수요는 거의 없다.

해당 ETF의 성공 가능성이 낮아 호가를 대줄 증권사 등 유동성공급자(LP)들의 참여 동기도 찾기 어렵다. 이 문턱까지 넘어 유가증권시장에 오른다 해도 설정액이 50억원 밑으로 떨어지면 소규모펀드로 지정돼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