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환율 부채질할까...미뤄진 기준금리 인하[상보]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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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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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연 2.50%에서 3회 연속 동결
내수 부진에 통화정책 완화 필요하지만
서울 주택 가격 급등·원화 약세 우려↑
금융안정 확인 후 11월 인하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6·27 대책 이후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 관세 협상 불확실성 등에 1430원대로 올라선 원·달러 환율에 금리 인하 숨고르기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 5월에 2022년 10월 11일(2.50%) 이후 2년 7개월여 만에 2.50%까지 떨어진 기준금리는 이날 7월에 이어 3번 연속으로 동결되면서 다음 금통위가 있는 11월까지 2.50%로 묶이게 됐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전망에 부합하는 결과다. 파이낸셜뉴스가 국내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본지 2025년 10월 19일 보도 참고> 전문가 전원이 한은이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의 3연속 금리 동결의 최대 재료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가계부채다. 6·27 대책 직후 크게 둔화한 송파구·마포구·성동구·광진구 등 한강벨트 지역 가격이 9월 셋째 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재라는 근본적 이슈가 상존하고 있으면서 서울발 주택시장 가격이 급등세를 지속 중”이라며 “한은이 원하는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나 집값에 대한 유의미한 데이터가 가시적으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한은도 영끌 심리를 자극하지 않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1430원을 상회하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상승세 등을 고려할 때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도 금리 인하 걸림돌로 꼽힌다. 만약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 내렸다면, 현재 1.75%p인 내외금리차는 다시 역대 최대 수준인 2.00%p까지 올라가 원화값이 더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은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등 대내 금융불균형과 더불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지연시킬 요소”라며 “최근 환율변동성 증가 및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의결문 내 금융·외환시장부문에서 언급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고려요소에도 새롭게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금통위 기자회견의 관전 포인트는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이다. 경기 하방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금통위가 부동산 시장과 환율 변동성 수준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의 관건은 11월 인하에 대한 힌트”라며 “경기와 인플레는 금리 인하를 지지하고 있지만 통화정책의 초점이 금융안정에 맞춰진다면 11월 인하 기대감도 강화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부동산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11월 인하를 예상한다”면서도 “외환 및 부동산 시장에서의 상황 개선을 확인하기에 11월 금통위 시점까지 시간이 충분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추가 기준 금리 인하가 내년 상반기로 더 지연되거나, 추가 인하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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