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2일(현지시간) "양국 협상이 꽤 마지막까지 와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 도착 직후 취재진과 만나 "수개월 동안 이어진 협상에서 최근 몇 주간 양국이 매우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자세로 쟁점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이어왔다"며 "양측이 계속 만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진전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과 함께 방미했다. 두 사람 모두 불과 며칠 전 귀국한 지 사흘, 이틀 만에 다시 미국으로 향한 셈이다. 김 실장은 "많은 주제에서 의견이 근접했고 한두 가지 핵심 쟁점에서만 입장 차가 크다"며 "지난 협상 당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4시간 이상 만났고, 미국 측이 완강한 부분은 본국에 보고하고 조율한 뒤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미는 그 후속 논의 성격으로 김 실장은 "협상은 한 부분이 후퇴하면 다른 부분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하다"면서도 "추가 주제에 대해 미국이 우리의 입장을 좀 더 진지하게 이해해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실장은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3년 이상 장기로 나누는 방안을 미국과 조율했느냐는 질문에 "개별 항목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한국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이는 외환시장 안정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시장 충격 최소선'(150억~200억달러)에 대해서는 "실무 차원의 내부 분석일 뿐이며, 한국은행·기재부·미국 정부 모두 각자의 분석을 토대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관세와 투자 협상 모두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경제에 충격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그 점에 대해 미국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실장과 김 장관은 이날 러트닉 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곧바로 애틀랜타로 이동해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무박 일정으로 막판 협상을 진행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은 없다. 오늘은 러트닉 장관과만 만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