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병원, 희귀 ‘좌주간동맥 경련’ 임상보고 '주목'

변옥환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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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주간동맥 비정상 기시와 혈관연축 동시에 확인
65세 남성, 비정상 혈관 구조서 약물치료에 성공
심혈관센터 장경태 과장, 국제저널에 희귀사례 보고


[파이낸셜뉴스] 부산 온병원은 심혈관센터 장경태 과장(순환기내과 전문의)이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문 좌주간동맥(Left Main Coronary Artery·LMCA) 혈관연축(경련) 사례를 성공적으로 진단·치료해 국제학술지 Cardiovascular Imaging Asia 2025년 2호에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보고는 비정상 혈관 구조와 좌주간동맥 경련이 동시에 발생한 복합적 사례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국내외 심장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 장경태 과장의 임상논문에 따르면 환자는 평소 건강하던 65세 남성으로 새벽 시간대 음주 후 흉통을 호소하며 부산 온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혀 밑에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하자 즉시 통증이 사라졌고, 심전도와 심장효소는 정상으로 나타났다.

관상동맥조영술 결과, 환자의 좌주간동맥이 정상 위치가 아닌 ‘우측 발살바동(right sinus of Valsalva)’에서 비정상적으로 기시하고 있었으며, 최대 80%의 혈관연축이 확인됐다.

장 과장은 에르고노빈 유발검사를 통해 실제로 좌주간동맥 중·원위부에서 심한 경련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고, 혈관 내 니트로글리세린 투여로 경련을 즉시 해소했다.

환자는 수술 없이 보존적 약물치료만으로 완전히 회복됐으며, 퇴원 후 실시한 다중검출 전산화단층촬영(MDCT)에서 ‘좌주간동맥이 대동맥과 우심실 유출로 사이(inter-arterial course)’를 통과하는 고위험 해부학적 구조임이 드러났다.

좌주간동맥은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는 주혈관으로, 이 부위의 연축은 심정지나 급사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장 과장은 “혈관이 막히지 않았더라도 일시적 수축으로 혈류가 차단되면 심근경색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는 변이형 협심증(variant angina)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례의 핵심은, 단순 경련이 아닌 ‘혈관 기형(AOCA)’과 연축이 동시 존재한 복합 위험 구조였다. AOCA는 전체 인구의 0.02∼0.05% 수준으로 드물지만 협심증, 부정맥, 돌연심장사를 유발할 수 있다.

장 과장은 “해부학적 구조만으로 수술을 결정하기보다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구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AOCA 환자는 증상이 있을 경우 외과적 교정이 권장되지만, 장 과장 연구팀은 이번 사례가 경련에 의한 일시적 허혈로 판단돼 내과적 약물치료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안정적인 회복을 보였으며, 이는 향후 비정상 혈관 구조 환자에서도 경련 원인일 경우 수술 대신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임상적 근거로 평가된다.

이번 장경태 과장의 연구는 좌주간동맥 경련의 실제 영상자료를 세계 최초로 제시하고, 비정상 혈관 구조와 연축이 공존할 때의 진단 접근법을 정립했으며, 약물치료의 임상적 타당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부산 온병원 심혈관센터 이현국 센터장은 “이번 보고는 국내 의료진이 단독으로 세계 희귀 심혈관 질환을 규명한 연구로, 향후 관련 분야 치료 지침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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