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트럼프와 APEC 관세담판 고심..포괄협상 타결 기대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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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미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방명록에 서명하려고 펜을 잡으려는 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뒤에서 의자를 당겨 주고 있다. 백악관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톱 다운(Top-down)' 방식의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이뤄낼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통령실과 백악관 고위인사들은 APEC 개막 직전 마지막 한미 관세협상을 지난주에 벌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탓이다.

국내 재계 총수들까지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회동하면서 측면 지원했지만 관세협상은 마무리 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협상 담판을 해야 하는 마지막 카드만 남은 셈이다.

21일 대통령실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간의 관세협상 타결 위해 대통령실이 전략 구상에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대미협상을 마치고 지난 19일 귀국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으로부터 최종 보고를 먼저 받을 예정이다. 이후 관세 협상 최종 타결을 위한 마지막 대책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방미했던 김 정책실장은 지난 19일 귀국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APEC을 계기로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대부분의 쟁점은 상당히 의견 일치를 보았는데,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남은 쟁점들이 한두 가지가 있다"고 전했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 방식과 한미간 통화 스와프를 두고 합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톱다운' 방식의 협상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APEC 기간의 성과를 지켜본 뒤에 한미 관세협상을 직접 종결할 수 있다. APEC 기간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 합의문에 서명이 어렵다면 포괄적 합의도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요한 협상 과정에서 백악관 측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단독 결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 4월에도 미중 무역 관세에 대해 참모진과 충분한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관세 유예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내리기도 했다. 이같은 트럼프의 독단적인 대외 협상 기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외교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APEC 주최국 의장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각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의장의 직권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한 선물을 안겨 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주간인 오는 29일 한미정상회담뿐만 아니라 30일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연이어 가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기의 2차 판문점 북미정상회담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APEC 기간에 시 주석 및 김 위원장과 갖는 만남은 전세계 미디어의 이목을 끌 '빅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직접 참여하진 않지만, 중재자 역할에 나설 수 있다.

경주를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한 경험도 제공된다. 미중정상회담 장소 후보로는 경주박물관 내 신축회관이 거론되고 있다. 경주박물관에선 '황금 마니아'인 트럼프 대통령의 눈길을 끌 신라 금관 6점이 국내 최초로 특별전시된다. 전세계 금관의 절반은 한국에서 출토됐다.

신라 금관들은 그동안 전국 각지 박물관에서 보관해왔지만, 경주 APEC 기간에 처음 함께 전시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회동을 한 재계 총수들과 2차 만남 여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 머무는 29~30일 기간에 이들 재계총수들도 'APEC CEO 서밋'에 출동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장인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국내 5대 그룹 총수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골프회동에 참석한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APEC CEO서밋의 의장직을 맡고 있다. 다른 재계총수들도 APE CEO 서밋에서 세계 정상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가운데 B-2 스텔스기 모형을 바라보고 있다. 백악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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