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외 협력 형태로 당분간 연정 유지
유지개혁의회 소속 의원 3명도 다카이치에 '표'
내일 1차 투표서 판가름 날 수도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집권 자민당과 제2야당 일본유신회가 20일 연립정권 수립에 정식 합의하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오는 21일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하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와 요시무라 히로후미 유신회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수회담에서 연정 수립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당수회담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안정된 정치가 없으면 강력한 경제 정책이나 힘 있는 외교 정책도 추진할 수 없다. 정책 협정 서명은 매우 큰 발걸음이다. 일본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요시무라 대표는 "일본을 둘러싼 국제 정세는 엄중하다. 손을 맞잡고 국난에 맞서며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를 하고 싶다. 매우 무거운 책임을 지고 내린 결정이다"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당분간 '각외 협력' 형태로 연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시무라 대표는 "우선 연정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 이후 내각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기르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신 자민당 측은 국무보좌관으로 유신회의 엔도 다카시 국회대책위원장 임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양당이 서명한 연정 합의문에는 12개 주제의 정책 방향이 담겼다. 이는 지난 16일 열린 양당 첫 협의에서 유신회 측이 요구한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유신회가 연정 합의 조건으로 제시한 ‘부(副)수도 구상’은 임시국회 중에 양당 협의체를 설치하고 내년도 통상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양당이 논의해온 '사회보험료 인하'를 포함한 사회보장 개혁은 추진한다.
유신회가 요구한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안은 올해 임시국회에서 의원입법을 제출해 통과시키기로 했다.
유신회가 요구한 ‘2년간 식료품 소비세율 0%’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명시했다. 기업·단체 정치헌금 금지에 대해서는 협의를 계속해 다카이치 총재 임기 내에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양당이 연정에 합의하면서 오는 21일 임시국회에서 다카이치 총재의 총리 취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유신회는 이날 양원 의원총회에서 1차 투표부터 다카이치 총재에게 투표하는데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자민당과 유신은 중의원에서 231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1차 투표에서 과반인 233표를 확보하면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자민당과 유신회의 중의원 의석수는 각각 196석, 35석으로 합치면 과반인 233석에 2석 모자란 231석이다. 현재 '유지·개혁의회' 소속 의원 3명이 총리 지명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재에게 투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1차 투표에서 판가름이 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