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8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고문을 받다 살해된 20대 한국인 대학생의 시신에 대한 부검이 수도인 프놈펜의 불교 사원에서 시작됐다.
한국 경찰과 캄보디아 수사 당국은 20일 오전 프놈펜 중심가 센속에 있는 턱틀라 사원 안에서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22)의 시신 부검에 나섰다.
한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와 담당 경찰 수사관 등 7명은 부검을 위해 하루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승합차 3대로 나눠 타고 턱틀라 사원에 도착했다. 이어 부검 장비를 들고 시신 안치실로 이동했다.
박씨 시신은 지난 8월부터 2개월 넘게 턱틀라 사원 안 시신 안치실에 보관돼 있었다.
이날 시신 안치실 주변에는 포토 라인을 쳐 취재진 등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수사 당국은 공동 부검으로 박씨의 사인은 물론 장기 훼손 여부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결과는 공식 절차를 거쳐 국내 수사기관에 통보될 예정이다. 부검이 끝나면 시신은 곧바로 턱틀라 사원에서 화장되며 이후 유해도 한국으로 송환될 전망이다.
박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이후 캄보디아 현지 범죄 단지인 이른바 '웬치'에 감금돼 고문당했고 한 달도 안 된 지난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일대 차량 안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이 박씨 시신을 발견할 당시 멍 자국과 상처 등 온몸에 심각한 고문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에서 박씨를 목격했다는 이들 중 일부는 그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씨를 살해한 혐의(살인과 사기) 등을 받는 30·40대 중국인 3명은 지난 10일 캄보디아 법원에 구속 기소됐고 현지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중국동포(조선족) 등 2명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