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와 추가 관세 부과 예고로 다시 충돌하는 가운데 양국 경제 수장이 급히 소통에 나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화상 통화에 이어 일주일 뒤 말레이시아에서 대면 회동을 갖기로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사전 조율로, 최근 격화된 양국 갈등이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허 부총리와 오늘 저녁 8시 반∼9시께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며 "통화 이후 대표단끼리 일주일 뒤쯤 말레이시아에서 만나 두 정상의 회담을 사전에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긴장 국면이 누그러진 것 같다"며 "미국이 중국에 보인 존중만큼 중국도 우리에게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관계를 활용해 상황을 좋은 쪽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오전(베이징시간 기준) 허 부총리가 베센트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화상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양측이 올해 두 정상의 통화에서 도출한 중요 합의를 이행하는 방안을 중심에 두고, 경제·무역 관계의 핵심 이슈에 관해 솔직하고 깊이 있으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경제·무역 협상을 열기로 뜻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베센트 장관과 허 부총리는 지난 4월 미중이 서로 100%가 넘는 초고율 관세를 매기며 '관세 전쟁'을 벌인 뒤 협상으로 사실상 휴전 합의를 이끌어낸 주역들이다. 이후에도 양국 갈등 상황에서 소통 창구 구실을 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통화와 회동이 최근 다시 격화한 미중 갈등을 진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중국에 온화한 메시지를 보냈다.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시 주석을 2주 안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11월 1일부터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한 결정에 대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지속 가능하진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31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한국에서 회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