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송환된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입국과 동시에 전국 경찰관서로 분산 호송됐다. 이들은 범죄단지에 감금된 피해자이면서도 한국인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라는 이중적 성격을 띠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본격 수사와 함께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체 규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송환자 64명 중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단지 검거 작전 당시 체포됐으며,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구출됐지만 이후 범죄 혐의가 드러났다.
송환자들은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청 15명을 비롯해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경기남부청 김포경찰서 1명, 강원 원주경찰서 1명 등으로 나눠져 각 관할 경찰서에서 피해 경위와 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된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브리핑을 열고 "송환자들은 로맨스 스캠, 노쇼 사기 같은 범죄에 모두 연루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당국 조사를 받은 적이 없고, 추가 범죄 사실을 확인하는 중"이라며 "마약 투약 의혹도 상당해 송환자 전원에 대해 기본적으로 마약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납치·감금 피해를 당한 뒤 협박에 못 이겨 범죄에 가담했는지, 아니면 불법성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했는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실제로 자발적으로 범죄 조직에 가담한 이들이 경찰에 붙잡힌 뒤 '감금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송환자 전원이 피의자 신분인 점을 두고 일각에선 '피해자를 구출해야 하는데 가해자를 데려왔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지에 여전히 남아있을 납치 피해자를 찾아내 송환하는 작업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캄보디아 당국과 협력해 추가 송환 대상이 되는 한국인 범죄자와 피해자를 계속 찾아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