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 모노레일 사업, ‘예견된 부실’…부산시 감사서 ‘무더기 지적’

변옥환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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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7. 오후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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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공한수 부산 서구청장의 제1 공약사업으로 꼽히는 ‘천마산 복합전망대·관광모노레일 조성 사업’이 중앙기관의 심사를 피해 사업 타당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 등 부산시 감사서 무더기 지적을 받았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17일 ‘천마산 복합전망대·모노레일 사업 특정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에서 총 10건의 위법사항이 확인돼 감사위는 해당 사업 예산을 5839여만원 감액하고 관련비용 2530여만원을 회수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지난 5월 촬영한 부산 서구 아미동 ‘천마산 모노레일 하부승강장·주차장 조성사업’ 공사 현장. 사진=변옥환 기자

분야별 지적사항으로는 크게 행정과 시공 절차, 안전 관련 3가지 분야에서 총 7가지 문제가 지적됐다.

먼저 지난 2019년께 사업 추진 초기 당시 ‘신규 사업 투자심사 불이행을 위한 부적정 검토’ 문제가 지적됐다.

지자체 현안사업에 20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될 경우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중투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지난 2019년 3월 용역사를 통해 수립된 기본계획에는 길이 2.76㎞ 관광모노레일과 연면적 2000㎡ 규모 복합전망대와 하부승강장 건설 등에 총사업비 230억원이 소요된다고 명시됐다.

그러나 서구는 사업에 전용되는 주차장 78면의 설치비 ‘40여억원’을 제외한 190여억원을 총사업비로 잡아 투자심사의뢰서를 완성했다. 결국 사업계획이 그대로 통과하며 이 사업은 행안부의 중투심을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감사에서 구 기획감사실과 시 예산담당관실도 구의 사업의뢰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과실이 드러났다. 구 감사실은 2020년 사업부서인 구 신성장사업과로부터 예산을 축소 산정한 투자심사 의뢰서를 두 차례 받았음에도 지적 없이 시 예산담당관에 심사를 올렸으며 예산담당관 역시 이를 제대로 검토 않고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구 감사실 관계자는 지적사항을 인정하면서도 “예산부서로 발령받은 4개월여 만인 2020년 12월, 사업단으로부터 의뢰서를 받아 검토 후 시에 제출해야 했다”며 “당시 투자심사 업무 외에도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적지 않아 업무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다. 부서에서 제출한 심사 의뢰서만으로는 지적했던 총사업비 부분을 확인해 누락이 있음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부산 서구 아미동 ‘천마산 모노레일 상부승강장·복합전망대 조성사업’ 공사 현장. 사진=변옥환 기자

아울러 모노레일·복합전망대 사업지가 문화재 지표조사 대상으로 지정된 곳임에도 지표조사를 시행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앞서 2022년 서구에서 모노레일 기존 노선이 유지관리에 불리하다 판단해 노선을 석성봉수대로 연장하는 안으로 계획을 변경, 시 문화유산과에 의견 협의를 전했다.

이에 문화유산과는 연장 구간이 문화재 지표조사 대상지라 조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으며, 실제 조사 끝에 다수의 삼국시대 유물이 확인돼 사업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구 사업부서가 문화재 관련 검토를 하지 않은 채 노선 변경을 추진했다 무산돼 재차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함으로써 행정력과 시간만 낭비하게 됐다.

또 전기공사 일부인 접지설비 설치공사를 쪼개 부적정하게 수의계약한 사실도 적발됐다. 2022년 재설계 기간 중, 계획 변경에 따른 전기공사 추가 설계를 하지 않고 미루다 이를 해결하고자 전기공사에서 접지공사를 분리 계약하며 하자 발생 시 시공사 간 책임을 불분명하게 만들었다.

이 밖에 여러 안전 관련 문제들도 감사를 통해 지적됐다. 복합전망대 스카이워크 설치공사에서는 터파기로 기초콘크리트를 매립한다는 설계도와 달리 164개 콘크리트 중 130개를 지상에 노출되게 설치했으며, 용접 또한 부실한 것으로 적발됐다.

준공검사도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사업관리단이 시공사가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하고도 설계도서대로 시공한 것처럼 준공서류를 냈음에도 보완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준공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구가 안전관리 전담 기술인을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조성사업 전반에 대한 안전관리 업무가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고 감사위는 지적했다.

서구 신성장사업과 담당자는 “감사 절차를 거쳐 나온 지적사항들은 받아들이고 개선에 나설 예정”이라며 “구 차원에서 보완할 수 있는 부분들은 거의 다 보완을 했다.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계속 보완해 사업을 무사히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향후 개선 방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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