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경정 "합수팀은 불법단체" 날 세워
16일 백 경정은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출근길에서 "마약게이트 수사 중에 고발 사주와 회유, 방해가 있었지만 신념이 흔들리진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제가 불법 단체라고 주장해 온 그곳에 출근하고 있다. 공직자로서 신념이 처음 흔들린다"고 말했다.
백 경정은 "검찰은 수사 대상인데 고위 공직자가 연루돼 있는 사건을 검찰이 스스로 수사할 수는 없다"며 "수사 책임자가 외압을 받았을 경우 외압을 행사한 당사자까지 수사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피해 당사자를 수사에서 배제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본인을 둘러싼 '셀프 수사'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임 지검장과의 협의 여부에 대해서도 "소통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또 "저 혼자 출근했지 수사팀은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며 "중복 수사 우려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도 했다.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은 2023년 1월 말레이시아 국적 피의자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량의 필로폰을 밀수하다 적발된 사건에서 비롯됐다. 영등포경찰서는 당시 피의자 진술을 통해 인천세관 공무원 연루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했으나 대통령실과 경찰, 관세청 고위 간부들이 외압을 행사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수사팀을 이끌던 백 경정은 브리핑 직전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과장과 영등포서장으로부터 '세관 관련 내용을 빼라'는 취지의 요구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파견 명령을 받은 후 백 경정은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합수팀은 졸속으로 탄생한 불법 단체"라며 "공무원이 불법 단체에서 근무할 수는 없다. 새롭게 수사 인력을 꾸려 실질적인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전부터 합수팀에 마약 수사 외압과 관련해 지휘체계에 있던 검경 인사들이 연루돼 있다며 수사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동부지검은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합수팀을 구성하면서 백 경정과 함께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영등포서 수사팀'을 포함해 검찰 수사인력보다 더 많은 외부기관 파견 수사인력을 배치해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담보하고자 했다"며 백 경정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백 경정을 포함한 경찰 수사관들을 기존 합동 수사팀과 분리된 별개의 수사팀으로 구성해 현재 동부지검에 설치·운용 중인 '보이스피싱 범죄 합동수사단'처럼 능동적인 수사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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