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로 동맹국 때리던 美… 中 수출통제에 "함께 대항하자"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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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대두 등 공세 지속
베선트 美재무 "중국 대 세계"
USTR 대표 "전세계 위협" 등
'공동전선 구축' 필요성 역설
IMF·WB총회 기간 논의할 듯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재무부 청사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경제 분야 수장들이 이달 중국의 수출 통제로 미중 관계가 다시 악화되자 여론전을 펴면서 서방국가 등 동맹국들과의 공동 전선 구축에 나섰다. 이들은 중국이 희토류 같은 자원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급망을 위협한다며 국제적인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美 "中이 전 세계에 경제적 강압"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5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진행 중인 워싱턴DC 미국 재무부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5월 스위스에서 열린 1차 미중 무역협상을 비롯해 지난 9월 스페인에서 진행된 4차 무역협상까지 미국을 대표해 중국 대표와 협상을 벌였다.

그리어는 회견에서 "중국은 최근 몇 년동안 미국과 유럽, 캐나다, 호주 등 여러 국가에 수많은 무역 보복을 가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비례적인 보복 조치가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경제적 강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9일 미국이 합의를 어기고 중국 기업을 제재했다며 오는 12월부터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9.77%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11월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추가한다고 경고했다.

그리어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단순히 미국과 협상에서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세계 공급망을 장악하려는 더 광범위한 계획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 우리는 (중국의 수출통제로) 유사하게 영향받고 유사한 관점을 표명한 동맹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석했던 베선트는 "중국 정부 내 일부가 경제적 강압을 통해 세계 경제를 둔화시키기를 원한다면 중국 경제가 가장 피해를 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착각하지 말라. 이건 '중국 대(對) 세계'다"라고 말했다. 베선트는 "중국은 용납할 수 없는 수출통제를 전 세계에 부과했다"며 "우리와 우리 동맹들은 지시를 따르지도 통제받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우리 동맹들에게 협력해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가 되어야 한다"면서 이번 주 IMF·WB 연차총회 기간에 동맹들과 이 문제를 논의한다고 예고했다.

■中과 대화 창구 열려 있어

베선트는 "중국이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가 되려 한다면 세계는 (중국 경제와) 분리(decouple)되어야 한다. 세계는 분리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위험을 줄이고(de-risk) 싶다. 중국 역시 분리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가능한 한 신속하게 중국으로부터 우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단상에 미국 관리들은 1~4차 협상에서 중국 대표로 나왔던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상무부 부부장(차관)에 대한 비난도 잊지 않았다. 베선트는 리청강이 지난 8월에 초대도 없이 갑자기 미국에 찾아와 "매우 무례하게 굴었다"고 말했다. 베선트는 리청강이 당시 미국이 지난 1월 예고한 중국 선박 항만 수수료 정책을 실행할 경우 "국제적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14일 예고대로 항만 수수료를 추가했고, 중국도 같은 날 미국 선박에 수수료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베선트는 리청강을 언급하며 "그가 자의적인 행동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베선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돕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중국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가 이달 31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날 가능성을 열어뒀다. 베선트는 "여전히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중국 주석을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해 러시아를 압박 중인 트럼프는 이날 러시아 석유를 구입하던 인도가 수입 중단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중국도 똑같이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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