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집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10위권 밖
기존 무비자 막혀, 새 무비자 합의 뒤쳐지면서 순위 밀려
韓 여권 순위는 세계 2위, 1위는 싱가포르
[파이낸셜뉴스] 올해 ‘미국우선주의’로 돌아간 미국의 여권 순위가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5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한국 여권의 순위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2위였다.
미국 CNN에 따르면 영국 국제교류 컨설팅 업체인 '헨리앤드파트너스'는 14일(현지시간) 2025년 4·4분기 헨리여권지수를 발표했다. 헨리앤드파트너스는 지난 2005년부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자료를 토대로 총 199개 국가 및 자치령 여권 별로 무비자 혹은 입국과 함께 비자 발급이 가능한 국가 숫자를 집계, 여권 순위를 매기고 있다.
이번 집계에 따르면 미국 여권 소지자는 현재 180국에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으며 여권 순위에서 말레이시아와 함께 12위를 기록했다. 미국 여권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미국 여권 순위는 지난 2014년에 1위였으나 올해 7월에는 공동 10위까지 떨어졌다.
헨리앤드파트너스의 크리스티안 칼린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 여권의 영향력 감소는 단순히 순위 변화가 아니라 국제적인 이동성과 소프트파워의 근본적인 변화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방성과 협력을 수용하는 국가들은 앞서나가지만, 과거의 특혜에 머물러 있는 국가들은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공격을 받은 브라질은 지난 4월에 미국인 무비자 입국을 철회했다. 아울러 미국 여권은 최근 세계 각국의 무비자 확대 조치에 끼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순위가 밀렸다. 중국과 유럽 주요국은 지난해부터 상호 무비자 정책을 도입했으나 미국은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 베트남 역시 지난 8월 유럽 국가 상당수를 무비자 명단에 추가하면서 미국은 넣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여권 순위 1위 국가는 싱가포르였다. 싱가포르 여권이 있으면 193개국에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한국은 직전 조사 결과와 동일한 2위(190개국)를 기록했으며 일본은 3위(189개국)였다. 중국은 지난 2015년 94위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64위(82개국)로 꾸준히 순위가 상승했다.
북한은 100위(38개국)에 그쳤으며 최하위권은 아프가니스탄(106위), 시리아(105위), 이라크(104위) 등 중동 국가들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