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빠진 아르헨 도울 수 있다고 밝혀
다만 선거에서 밀레이와 우파 여당이 이겨야만 돕겠다고 조건 달아
오는 26일 중간 선거 승패에 따라 美 지원 여부 결정날 듯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경제난에 빠진 아르헨티나를 도울 수 있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우파 정권이 선거에서 이기면 돕겠다고 밝혔다.
일간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느 1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만났다. 트럼프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다가오는 선거에서 밀레이를 지원하기 위해 이곳에 있다"면서 "선거에서 패배하면 우리는 아르헨티나에 관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밀레이가 아르헨티나를 문제에 빠트린 극좌 세력과 경쟁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양국 협정은) 누가 선거에서 이기느냐에 달려 있으며, 승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상회담에 동석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역시 "우리는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그의 연정이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베선트는 "미국의 지원은 강력한 경제 정책에 달려 있으며, 페론주의의 실패한 정책으로 회귀하면 미국은 상황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3년 12월에 취임한 밀레이는 취임 전후부터 약 10차례에 걸쳐 미국을 찾아 미국 우파 진영과 밀착했다. 그는 공격적인 예산 절감 정책과 맹렬한 좌파 비판 등을 통해 트럼프와 미국 우파 진영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밀레이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후 가장 먼저 미국으로 날아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와 만나기도 했다.
트럼프 역시 남미 지역에서 자신에게 동조하는 밀레이를 아꼈다. 트럼프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밀레이를 만나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는 아르헨티나를 돕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아르헨티나는 지난 9일 20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
밀레이는 취임 초기에 물가상승을 늦추는 성과를 거뒀으나 최근 측근들의 부패 의혹과 경제난을 겪으며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현지 여당은 지난달 아르헨티나 전체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트럼프가 언급한 “다가오는 선거”가 2027년 대선을 의미한다며 우파 진영이 패배하면 미국의 지원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지 매체들은 오는 26일 치러지는 상·하원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중간선거는 상원의원의 약 3분의 1, 하원의원의 약 절반을 선출하며 임기의 약 절반을 채운 밀레이 정부의 중간 평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아르헨티나 매체 암비토는 지난달 27일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를 인용해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의 밀레이 지원책에 불만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우파 진영에서는 미국우선주의를 제창한 트럼프가 미국 세금으로 밀레이를 도우려 하자 이에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