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이어 수출 통제 범위 넓혀 "비장의 카드" 준비
트럼프의 100% 보복 관세 위협에 '강대강' 대치
대화 가능성 꺼낸 트럼프, 다음달 100% 관세 묻자 "두고 보자"
[파이낸셜뉴스] 다음 달 미국과 무역전쟁 휴전 만료를 앞두고 희토류 수출 통제를 선언한 중국 정부가 리튬 이온 배터리 및 인조 다이아몬드 수출까지 막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 매체 명보는 13일 보도에서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다음달 8일부터 고급 리튬 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 수출을 통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명보는 중국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복관세에 맞서 “비장의 카드를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부터 전기차까지 널리 쓰이는 필수 전력 공급원이며 인조 다이아몬드는 첨단 반도체 제조, 연마 및 광학기기 등에 사용된다. 중국산 리튬 이온 배터리는 올해 1∼7월 미국 수입량의 65%를 차지했다. 아울러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2020∼2023년 미국 소비량의 77%에 달하는 인조 다이아몬드 분말을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에너지, 경제 및 안보 프로그램 책임자인 에밀리 킬크리스는 중국의 새로운 수출통제가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첨단 AI 반도체 수출 통제로 중국의 AI 개발이 제한되지만, 중국의 리튬 이온 배터리 수출통제로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기반 시설도 제약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 4월부터 대규모 보복관세로 무역전쟁을 벌였으나 다음 달 무역협상을 휴전에 들어갔다. 양측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4차 무역협상까지 대화를 이어갔으며 오는 11월 10일까지 보복관세를 일부 유예하기로 했다.
미중의 협상은 이달 29일 한국에서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이가 틀어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9.77%를 차지한 중국은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 관련 선박에 추가 항만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2일 발표에서 미국이 "9월 중미 마드리드 회담 이래로 약 20일 동안 지속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제한 조치를 추가로 내놨다"면서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수출 통제 및 제재 대상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의 조치에 대응해 다음달 1일부터 중국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100% 올리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동시에 한국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1일 트럼프의 조치에 대해 "우리는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12일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며 "매우 존경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자기 나라가 불황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같은날 트럼프 정부 각료들도 중국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2일 중동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잘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매우 강인하고 현명한 사람이며, 중국을 위한 훌륭한 지도자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고 있다. 그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우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로 맞섰고, 관세 덕분에 훨씬 더 강력해졌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예고대로 11월 1일 중국에 100% 관세를 추가할지 묻자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며 "다른 사람에겐 코앞 같겠지만, 나에게 11월 1일은 영원과도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