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에서 우크라 전쟁 언급하며 푸틴 압박
종전 없으면 "우크라에 토마호크 보낼 수도"
[파이낸셜뉴스] 이달 팔레스타인 분쟁에 돌파구를 마련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평화구상’ 1단계 합의 서명을 위해 이스라엘·이집트 순방에 나섰다. 트럼프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무기 공급을 원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보장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러시아와 토마호크에 관해 이야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자국에 토마호크가 날아가는 것을 바랄까? 아마 아닐 것이다. 나는 젤렌스키에게 이를 이야기 했다. 왜냐하면 토마호크는 새로운 단계의 적대 조치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푸틴과) 이야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푸틴에게) ‘만약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그들(우크라이나)에게 토마호크를 보낼 수도 있다’고 말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러시아는 그런 상황이 필요 없다. 나는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는 지난달 24일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에게 미군의 토마호크 지원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사거리 300km 수준의 육군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에이태큼스)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유럽 국가들도 영국·프랑스가 공동개발한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를 우크라이나에 건넸으며 해당 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250km 수준이다.
그러나 토마호크 미사일의 경우 사거리가 2500km에 달해 러시아 모스크바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 2022년 개전 이후 매년 겨울마다 러시아의 공습으로 정전을 겪었던 젤렌스키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러시아 수도에도 대규모 정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는 12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방금 트럼프와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는 두 정상이 11~12일에 걸쳐 연달아 통화를 나눴으며 토마호크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달 28일 인터뷰에서 토마호크 지원 문제를 논의중이며 최종 결정은 트럼프가 내린다고 설명했다. 임기 초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약속했던 트럼프는 마침내 이달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제안하며 중동 분쟁 마무리를 위한 돌파구를 열었다. 트럼프는 13일 이스라엘 의회에서 연설한 뒤 이집트로 향해 약 20개국 정상들과 함께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의를 열고, 평화구상 1단계 합의 서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푸틴은 지난 8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트럼프와 만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공습을 지속하며 전쟁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푸틴은 지난 2일 연설에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건넨다면 "이것이 터널의 끝에 빛이 나타난 우리의 관계를 훼손할까? 물론 그럴 것이다. 어찌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미군의 개입 없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러·미 관계를 포함해 완전히 새롭고 질적으로 새로운 수준의 악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