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 사상 첫 38조弗 돌파…“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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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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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감축 및 관세 수입 등에도
2개월 만에 1조 달러 부채 늘어
전문가들 ‘부채 폭탄’ 위기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연방정부 기능 일부가 중단되는 이른바 ‘셧다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38조 달러(약 5경 4500조 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 지출 축소와 관세 수입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의 재정 건전성은 여전히 악화하고 있으며 ‘역대급’ 부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미 재무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미 연방정부의 총 부채는 총 38조 198억 달러로 집계됐다. 8월 37조 달러를 돌파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부채가 1조 달러(약 1400조 원) 불어난 셈이다. AP통신은 “이번 부채 증가 속도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미국 역사상 가장 빠르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세입보다 지출이 많은 만성적 재정 적자 구조를 이어오고 있다. 사회보장제도와 의료보험(메디케어), 국방비 등 지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확대 정책이 이어지며 부채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 장기간 고금리로 이자 부담까지 급증하면서 연간 이자 지출만 1조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급증하는 미국 국가 부채를 두고 ‘경제적 심장마비’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부에서 근무했던 켄트 스메터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정부 부채가 장기적으로 늘어나면 결국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이는 국민의 구매력을 갉아먹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출 절감과 세수 확대로 재정적자가 줄고 있다고 반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트럼프 2기 첫 분기인 올 4~6월 연방정부 지출 증가폭이 전년 대비 0.2%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직전 4개 분기의 지출 증가율(7.1~28.5%)에 비해 대폭 둔화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7~9월 분기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또 재무부는 고율 관세 정책으로 올해 3000억 달러, 내년 4000억 달러의 세수가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6% 수준인 재정적자를 3% 대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자문위원인 조 라보르그나는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올해 재정 적자 개선의 상당 부분이 4월 이후 이뤄졌다는 점”이라며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에서 빠르게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런 기대가 과도하다는 비판 또한 나온다. FT는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현 수준에서 재정적자를 줄이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모두의 과도한 부채 확대 정책 탓에 미국의 재정적자가 선진국 중 가장 큰 폭으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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