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네프트·루코일 등 블랙리스트
"푸틴과 만남, 적절치 않아 취소"
전문가 "상징적 조치···실제 영향 적을 것"
WTI 2.5%↑, 국제유가 상승
[서울경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주저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러시아 국영 석유 대기업 ‘로스네프트’와 ‘루코일’, 그 자회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22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러시아의 진지한 의지 부족을 이유로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모든 법인은 자산이 동결된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금은 살상을 멈추고 즉각적인 휴전을 해야 할 때"라며 "필요 시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은 러시아 최대 석유 생산 기업으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상반기 러시아 전체 원유 수출량의 거의 절반을 담당했다.
이번 제재는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6일 통화를 하고 2주 내 헝가리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후 나온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취소했다. 적절치 않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도달해야 할 지점에 이르지 못할 것 같았다"며 "그래서 회동을 취소했지만, 우리는 미래에 회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선 "제재할 때가 됐다고 느꼈다.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제재가 상징적인 의미는 있지만 실제로 러시아에 주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푸틴 대통령이 이런 식의 제재를 우회하는 것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제재 조치에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5% 올라 60달러에 육박했고 브렌트유도 63달러에 근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