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톤 초대형 탄도미사일 350㎞ 비행…APEC 앞두고 '무력 시위'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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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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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李정부 들어 첫 미사일 도발
신형 '화성포-11다-4.5'로 추정
5개월만에 황해북도 중화서 발사
북미회담 염두 핵보유국 인정 압박
ICBM 화성-20형도 시험발사 전망
2024년 9월 19일 북한의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형’이 시험발사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24년 9월 19일 북한의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형’이 시험발사돼 목표물을 타격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서울경제]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1주일 앞두고 4.5톤급 초대형 재래식 탄두가 장착된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하며 도발했다. 특히 다음 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무력시위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나섰다는 관측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8시 10분께 북한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며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약 350㎞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동해상이 아닌 함경북도 일대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해 9월 18일 발사했던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화성포-11다-4.5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KN-23의 탄두를 키워 4.5톤짜리 고중량으로 개량한 전술 탄도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는 600㎞가량으로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공격용 단거리 미사일이라 이날 시험발사는 남측을 향한 무력시위 성격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며 올 5월 8일 화성-11형 등 여러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섞어서 발사한 후 167일 만이다. 올해 들어서는 다섯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다.

주목할 점은 시기다. 북한이 5개월여 만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는데 그 시점이 절묘하게 APEC 정상회의를 앞둔 때라 정치적 계산이 강하게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해 한미·한중·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형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한미의 대화 제안에 당장 응하기보다는 무력시위를 통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 먼저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APEC에서 북한이 어떻게 다뤄질지에 관심이 클 텐데 개막을 앞두고 탄도미사일 발사로 존재감을 부각했다”며 “핵보유국 위상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도 “APEC 기간 열리는 한미·미중·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텐데 비핵화를 의제로 삼지 말고 비핵화는 불가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기싸움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가능성이 적다고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면서 2019년 6월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과 같은 깜짝 만남이 있을지 주목되는 국면에서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기에 그렇다. 홍 위원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 제의에 호락호락 응하지는 않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신호탄으로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이달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처음 공개했는데 조만간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새 ICBM인 화성-20호 시험발사 등을 통해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비핵화를 의제에서 배제한 대화에 나오도록 본격적인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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