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형 M5 칩셋 탑재 비전 프로와 맥북·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했다. 신형 칩셋에 힘입어 세 제품 모두 성능이 개선됐음에도 원화 기준 가격이 동결됐다. 다만 높은 가격과 휴대성 한계로 외면 받고 있는 비전 프로는 도리어 무게가 늘어나 여전히 판매량 확대가 요원해 보인다.
15일(현지 시간) 애플은 M5 칩셋과 이를 사용한 신형 비전 프로·아이패드 프로·맥북 프로 14인치를 공개했다. M5 칩셋은 TSMC 3세대 3나노(N3P) 공정에서 만들어졌다. 10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각 GPU에 내장한 신경망가속기에 힘입어 M4 대비 GPU 성능이 4배 늘었다고 한다. 중앙처리장치(CPU)는 성능 코어 4개, 효율 코어 6개로 총 성능이 15% 개선됐다.
비전 프로 기존 모델은 M2 칩이 쓰였다. 신형 비전 프로는 고성능 새 칩셋에 힘입어 120hz 주사율을 지원하게 됐다. 픽셀 수도 10% 늘었고, 앱 실행 속도와 AI 기능은 각각 2배, 50% 빨라졌다고 한다. 배터리는 일반적인 환경에서 한 번 충전으로 2시간 30분간 사용할 수 있다. 접촉면은 쿠션이 들어간 '듀얼 니트 밴드'로 개선했다. 단 무게가 구성에 따라 750~800g으로 전작보다 150g 상당 늘어나 장시간 착용 시 부담이 가중됐다. 가격은 499만 원부터다.
아이패드 프로는 M4 대비 AI 성능이 3.5배 향상됐다. 3D 렌더링은 1.5배 빨라졌다. 애플 자체 통신칩인 C1X 모뎀과 N1을 탑재하기도 했다. 11인치와 13인치 두 모델로, 최저용량은 256기가바이트(GB)부터 시작한다. 가격은 11인치·와이파이 기준 159만9000원부터다.
맥북 프로 14인치 역시 AI와 그래픽 성능이 각각 3.5배, 1.6배 개선됐다. 최대 배터리 사용 시간도 24시간으로 늘었다. 가격은 239만 원부터다. 세 제품 모두 이날부터 사전 주문을 받는다. 정식 출시는 22일이다.
애플 신제품 출시 시점은 구글과 삼성전자의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 공개일과 겹친다. 프로젝트 무한은 가격이 약 250만 원대, 무게는 545g 내외로 비전 프로보다 저렴하며 가벼운 제품이 될 전망이다. 다만 애플 비전 프로가 실패하며 헤드셋형 기기의 시장성에 의문이 지속되고 있어, 두 제품 모두 판매량을 끌어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