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앞 한미 무역협상 종료…이재명-트럼프,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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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분납’ 수용할지가 관건
안보·경제 합의 발표 연계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8월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 서명을 준비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내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
현 한미 정상의 두번째 회담 기회를 제공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0월31일~11월1일·경주)를 계기로 한미 무역협상을 매듭짓기 위한 양국간의 긴박한 대면 협의가 22일로 사실상 종료되면서 결국 두 정상의 결단만 남은 형국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한미 무역합의의 잔여 쟁점을 놓고 2시간정도 협상을 가졌다.

김 장관과 김 실장은 지난 16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인물(러트닉)과 협상한지 불과 6일만에 다시 미국을 방문해 협상을 했다.

김 실장은 이날 협상후 기자들에게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했으나 잔여 쟁점에 대해 “논의를 더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도 러트닉 장관과 곧 다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만나기는 어렵다. (더 얘기할 게 있으면) 화상으로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7월말 큰 틀에서 타결된 무역합의를 매듭짓기 위한 고위 당국자들 간의 대면 협상이 일단락됐다는 것은 결국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에 따라 APEC 계기 최종 합의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3500억 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펀드의 현금 비율, 투자처 선정과 관련한 한국의 목소리 반영 방안, 분할 납입의 기간 등이 최종 쟁점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경우 이 대통령의 경제 책사인 김용범 실장이 16일과 22일 잇달아 한미협상에 직접 참여한 만큼 이 대통령의 입장은 최근 한미협상에 반영이 됐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결국 공개 석상에서 ‘전액 선불’을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난색을 표해온 한국의 방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절충점이 찾아질지가 관건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정관 장관은 20일 ‘미국이 여전히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거기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함으로써 3500억 달러의 구성을 둘러싼 한미간 협상에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대미투자금 납입 기간을 어느 정도로 잡을지가 최대의 쟁점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APEC 계기에 열릴 전망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담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동맹국인 한국과의 최종 합의가 늦어지고 삐걱대는 모양새는 보이고 싶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규탄하며 미국과 미국 동맹국의 단결을 강조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만약 APEC 전에 무역과 관련한 최종합의가 도출될 경우 이르면 29일로 예상되는 APEC 계기 한미정상회담의 일환으로 합의 내용을 공식화하는 이벤트가 열리거나 합의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사실관계 설명자료·fact sheet)가 공개될 수 있을 전망이다.

무역협상이 최종 타결될 경우 이미 8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때 의견접근을 본 한국의 국방비 증액 및 동맹 현대화 방안, 원자력 협력 강화 방안 등 안보 및 경제 관련 다른 합의 사항들도 발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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