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안정·원전株 랠리 덕에
9분기만에 흑자전환 기대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전 주가는 이날 4만3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올 들어 119% 올랐다. 이날까지 지난 7거래일간 23% 상승했다. 이달 들어 원전 관련주 랠리가 이어지면서 한전 주가도 또 한 번 급등했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원자력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한미 증시에서 원전주는 강세를 이어왔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한전을 1조3260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7조3820억원), SK하이닉스(1조9330억원)에 이어 3위다.
다음주로 예정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원자력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한국전력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대형 원전 사업을 수주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해외 원전 매출이 전력 판매 매출 못지않게 커질 수 있다”며 “한수원은 오클로 등 북미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자들과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는데, SMR 사업에서 협력도 예상된다”고 목표주가 상향 이유를 설명했다.
한전은 최근 해외 원전 시장 확대에 따른 잠재력으로 주목받았고 단기 실적 전망도 좋은 상황이다. 유가 하락에 따라 예상 대비 연료비 단가가 낮아지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 한전이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한전의 3분기 매출은 27조6075억원, 영업이익은 5조171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5.8%, 52.3% 늘어난 수치다.
앞서 유가 급등으로 2023년 2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지속됐으나 잇단 요금 인상과 유가 안정 등으로 3분기에 흑자가 예상된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연료비와 구입전력비 단가가 하락해 전력 조달 비용이 9101억원이 감축됐고 지난해 말 전기요금 인상이 1조3000억원의 매출 증가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당 매력과 해외 원전 수주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 주가 급등에도 배당수익률이 4~8%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매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