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앞으로 천원에 먹게 될 것”…대기업 나와 양식장 차리더니 한 일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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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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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플랜 제주 양식장 현장취재
고등어 인공산란 기술 개발 성공
연 수십만 마리 대량양식 가능


유철원 대표(맨 앞 검정색 옷)가 제주 표선면 양어장에서 고등어들에게 사료를 뿌려주고 있다. [제주 = 이호준 기자]
제주도 표선면에 있는 면적 4000㎡(약 1200평) 규모 양어장. 양어장에 있는 22개 수조에서는 갓 태어난 치어부터 크기가 제법 큰 고등어까지 자라고 있었다. 최근 이곳에서 만난 유철원 메가플랜 대표는 “고등어는 광어보다 성장 속도가 빠른 데다 공급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양식에 성공했을 때 사업성이 매우 좋다”며 “내년에는 40만마리 양식을 계획하고 있다. 횟집 공급가를 현재의 3분의 1 수준인 1만원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맛 좋고 건강에도 좋은 등푸른생선 고등어. 한때는 가격도 부담없어 ‘국민 생선’으로 불렸지만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최근 국산 염장 고등어 한 마리(500g)의 소매가격은 1만원에 달하고, 횟집 공급 가격은 마리당 3만~6만원으로 급등했다. 이렇다 보니 대표 횟감인 광어보다 3배가량 비싼 상황이다.

2019년 설립된 메가플랜은 고등어 인공 산란 기술로 대량 양식에 성공했다. 연중 산란이 가능한 고등어 인공수정·부화 그리고 치어 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고등어 인공산란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수급 안정까지 꾀하는 것이 목표다.

메가플랜 제주 양어장 수조에서 고등어들이 헤엄치고 있다. [제주 = 이호준 기자]
유 대표는 삼성중공업에서 10년 이상 해양 건축 및 특수선 설계를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양 기후 분석과 수심 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왔다. 창업에 뛰어든 그는 기존의 해양 건축 설계 기술을 접목해 양식 시스템을 설계했다. 연중 산란 기술을 확보하는 게 가장 큰 난관이었지만 시행착오 끝에 인공적으로 산란을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등어는 자연에서는 연중 특정 시기(보통 3~6월께)에만 알을 낳지만 메가플랜 기술을 접목하면 1년 365일 내내 산란할 수 있다. 양식업자들은 언제든 고품질의 고등어 치어를 공급받아 기를 수 있다.

기존의 자연산 치어 포획 및 해상 가두리 양식과 달리 메가플랜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온도·빛 인자는 물론 수질과 건강 상태까지 조절해 연중 고등어의 산란을 유도한다.

메가플랜은 올해 초 인공산란 1세대 고등어의 성공적 출하와 판매에 성공했고,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향후 경상남도에 신규 양어장을 설립해 전국 유통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진행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고등어 한 마리를 1000원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고등어뿐만 아니라 참돔, 넙치 등 다른 어종의 양식에도 성공해 식량 안보 등 글로벌 이슈 해결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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