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中에 한화오션 자회사 제재 우려 전달...희토류 기업 지분 인수 검토도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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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통상당국 고위급 화상회의 진행
中에 희토류 수출통제 우려도 전달
통상장관회의 개최해 지속 협의하기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리 청강(李成鋼)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장관급)와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중국 정부가 한·미 간 조선 경제협력안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핵심 기업인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를 제재 명단에 올린 가운데,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조속한 해제를 공식 촉구했다.

2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리 청강(李成鋼)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장관급)와 화상회의를 하고 중국의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 대상 지정과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등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중국의 한화오션 자회사 제재에 우려를 표명하고 조속한 해제를 위해 지속 협의해 나가자”고 요청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반(反)외국제재법을 발동해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자국 기업과 거래가 금지되는 제재 대상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올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했고, 한미 조선 협력 프로그램인 ‘마스가’를 상징하는 장소인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도 이 리스트에 올랐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중국이 ‘마스가’를 포함해 자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에 우회적인 불만과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대표인 제이미슨 그리어는 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20일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의 최근 보복 조치는 외국 기업이 미국의 조선업과 기타 핵심 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어 미국 정치를 흔들고 글로벌 공급망을 통제하려는 경제적 강압 전략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리 청강(李成鋼)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장관급)와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여 본부장은 중국의 수출 통제 범위 확대와 관련한 한국 산업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소통 채널로 긴밀히 협의해나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 9일 자국이 공급망을 장악한 영구자석류를 중심으로 한 희토류 역외 수출 통제권을 선포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강화·확대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수출 통제 품목 확대, 중국산 희토류가 포함된 영구자석과 같은 제품을 희토류 구매국이 제3국과 거래할 때도 별도의 수출 허가 취득 요구, 희토류 채굴, 제련, 재활용 등 공정 기술 통제 강화 등이다.

중국의 주장대로라면 한국 기업이 영구자석 등 중국산 희토류가 0.1%라도 포함된 제품을 미국 등 제3국에 수출하려면 일일이 중국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희토류는 첨단 기술 분야와 방위산업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로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70%, 정제·가공은 80% 이상을 틀어쥐고 있다. 이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면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해외 희토류 광산 채굴 기업 지분 인수까지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인한 국내 산업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공세적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미·일이 호주 현지에서 합작하는 ‘희토류 동맹’에 우리 정부가 참여할지도 주목된다.

한편 양국은 이날 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통상장관회의를 개최해 현안에 대해 지속해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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