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전기·수도 빨아먹자 병원·학교 멈췄다…정부·빅테크는 수수방관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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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인프라 경쟁속
전세계 물·전력 부족 심화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사진=MS]
인공지능(AI) 확산을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전 세계 곳곳에서 에너지와 물 부족을 일으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멕시코 중부 케레타로주에 데이터센터를 지은 이후 전력과 수도 공급이 불안해지면서 주민들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마을에서는 학교가 문을 닫고 전기가 끊기면서 병원에서 환자 치료가 중단되는 일도 발생했다. 빅토르 바르세나스 현지 보건소 의사는 뉴욕타임스에 “산소 치료를 못 해 환자를 병원으로 급히 옮긴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대형 데이터센터 1244곳 중 약 60%가 미국 외 지역에 있으며 575곳 이상이 추가로 건설 중이다.

데이터센터는 냉각용으로 막대한 물을 쓰고 연중 수만 가구 전력에 해당하는 전기를 소비한다. 아일랜드에서는 전체 전력의 20% 이상을 데이터센터가 차지하고 있으며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자회사를 통해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지만 시설의 전력과 물 사용량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텍사스에 건설 중인 오픈AI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한 데이터센터 [사진=오픈AI]
또한 각국 정부가 세금 감면과 토지 제공 등으로 AI 투자를 유치하면서 사실상 규제에는 손을 놓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기업들은 AI 모델 개발과 ‘초지능’ 구축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 확충이 일자리와 투자를 늘리는 긍정적 효과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또 자체 에너지 생산과 물 재활용 기술을 활용해 환경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MS는 최근 논란이 불거진 멕시코 중부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지역 전력과 수도 공급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멕시코 지역 관계자는 이미 전력망 용량이 한계에 도달한 만큼 기업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갈등은 정치 운동으로도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환경 사회주의 단체가 주도한 시위와 청원으로 일부 지역의 데이터센터 인허가가 취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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