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에 지도 던진 트럼프…나라가 힘 없으면 [사설]
트럼프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외교규범 파괴에 세계는 아연해지곤 한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본질을 말한다면 트럼프와 그 이전의 세계는 다를 것이 없다. 국가 간 외교가 격식과 절제로 포장되던 시절에도 세계를 움직인 원동력은 힘과 국익이었다.
돈바스 포기 요구는 러시아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국경선은 미국의 관심 사안이 아니다. 러시아는 미국이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맹주이므로 약소국인 우크라이나에 희생을 강요한다. 6·25 전쟁 당시 북진 통일을 주장하며 휴전에 반대했던 이승만 대통령을 아이젠하워 미국 행정부는 눈엣가시로 여겼다. 그때는 미·소가 체제 경쟁을 하던 시기여서 한국은 한미동맹이라는 반대급부를 얻었지만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선물을 줄 생각이 없다.
끔찍한 가정이지만 북이 우리 영토 일부를 침범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했을 때 미국이 취할 태도를 확신하기 어렵다. 핵 보복 능력이 있는 북한을 응징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미국은 계산할 것이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은 우리의 능력이다. 재래식 군사력의 압도적 우위를 통해 도발 의지를 꺾는 것은 기본이다. 또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세계 공급망의 중추가 됨으로써 미국이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낮춰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힘이 없으면 하루아침에 우크라이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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