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 따르면 트럼프는 최근 자신의 SNS에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20초 분량의 영상을 공유했다.
해당 영상은 SNS 엑스(X)에서 풍자 밈을 제작하는 ‘xerias_x’라는 계정이 “트럼프 대통령이 노 킹스 시위에 잠시 등장했다”는 글과 함께 처음 공개했다.
7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별다른 설명 없이 이 영상을 공유했고, 이는 미국 전역에서 열린 노 킹스 시위를 겨냥한 의도로 읽히고 있다.
영상에는 왕관을 쓴 트럼프 대통령이 ‘킹 트럼프’라고 적힌 제트 전투기를 몰고 시위대에 갈색 오물을 대량으로 투하하고, 시위 참가자들은 오물을 흠뻑 뒤집어쓴 모습이 등장한다. 영화 ‘탑건’의 삽입곡 ‘Danger Zone’이 배경음으로 흘러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반대하는 노 킹스 시위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50개주 주요 도시에서 시작됐다.
시위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을 지금까지 끌어온 게 노 킹스 시위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 그들은 나를 왕으로 지칭하는데,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CNN 등에 따르면 50개주 전역 2700여 곳에서 열린 이번 시위에는 약 700만명이 참여했다. ‘노 킹스’는 정부 셧다운과 이민 단속, 미국 내 연방군 배치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제왕적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의미로 붙여졌다. 시위 현장에는 “1776년 이후 왕이란 없다” “우리의 마지막 왕은 조지”라고 적은 팻말이 등장하기도 했다.
공화당 지도자들은 이 시위를 ‘미국 혐오’라며 비난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주도(州都) 오스틴에서 대규모 ‘노 킹스’ 시위가 예고되자 시위 이틀 전인 지난 16일에 “텍사스에서 폭력과 파괴는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텍사스 공안부와 텍사스 주방위군에 지시해 오스틴 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모든 법 집행 공무원들과 자원을 배치토록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당일에는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로 가서 한국·일본·대만 기업 대표들과 골프를 쳤다. J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근처에 있는 펜들턴 해병대 기지에서 열린 미국 해병대 창건 2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를 두고 노 킹스 시위에 맞불을 놓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노 킹스’ 시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6월 14일 처음으로 열린 시위에는 미 전역에서 500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