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협상단 ‘3500억불 선납불가’ 공감했지만…트럼프 설득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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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사진 = 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16일(현지시간) 미국과 관세협상 타결을 위해 워싱턴DC에 총출동한 가운데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투자펀드를 3년 안에 모두 조성할지, 더 장기간에 걸쳐 분납할지 문제가 마지막 쟁점으로 남았다. 미국 측 고위급 협상 담당자들은 선납 부담을 완화해달라는 한국 입장에 일부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설득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3500억달러 ‘업 프런트(up front·선불)’를 빨리 하라는 것이 미국의 이야기로 알고 있다”며 “실무 장관은 (한국 입장을) 이해하고 있는데, 얼마나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서 이를 수용하느냐는 부분은 진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가 직접 만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물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도 일시에 달러로 자금을 조성하기 힘든 이유를 납득하고 있지만 협상의 최종 타결을 낙관할 수는 없는 상태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 대표단은 펀드에서 현금(달러) 비중은 낮추고, 조성 기간은 늘려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3명은 이날 상무부 청사를 찾아가 러트닉 장관 등과 2시간에 걸쳐 협상했다.

김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2시간 동안 충분히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지만 세부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막판 실무협상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김 실장은 이날 미국에 입국하며 “지금까지와 비교해볼 때 양국이 가장 진지하고 건설적 분위기에서 협상하고 있는 시기”라고 했다. 그는 베선트 장관이 전날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말한 데 대해 “우리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한미정상회담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었고, 그런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 부총리도 이날 IMF 본부에서 “국익 관점에서 협상 내용만 잘 정리되면 APEC 계기에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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