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간절하면 ‘이것’부터 요청하라”…월스트리트 금융맨의 구직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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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7. 오후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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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진출비법 멘토링하는
K-월스트리트 플랫폼 개최
대학생 30여명 참석해 ‘열공’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K-월스트리트 플랫폼 2025’에 참석한 한국계 금융인들이 월가 진출을 꿈꾸는 한인 대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욕 특별취재팀
월가 진출을 꿈꾸는 한인 대학생 30여 명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디슨가에 있는 코리아소사이어티에 모였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사모펀드 등 세계 금융 1번지에서 활약 중인 금융계 선배들로부터 월가 진출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서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번 ‘K-월스트리트 플랫폼’에는 이제 갓 미국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한 1학년 학생도 다수 참석했다.

K-월스트리트 플랫폼은 매일경제신문과 한인금융인협회(KFS),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도해 한국계 인사의 월가 진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것을 목표로 2022년 출범했다.

인공지능(AI)이 일상 생활로 스며드는 가운데 월가에서도 AI 사용을 적극 장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I의 적절한 활용법은 물론, 명과 암까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헤지펀드 브라이어우드체이스매니지먼트의 유원태 씨는 “투자할 회사 개요를 파악하기 위한 기본 조사의 80%는 AI가 해결한다”며 “투자 아이디어 선별 과정에서 놓쳤을 만한 아이디어를 AI가 짚어준다. ‘노트북LM’(구글의 AI 도구)으로 전문가와의 통화 내용 요약은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표 투자은행(IB)에서 특별 상황 투자 분석가로 활동 중인 최지원 씨도 “하루에 최소 5시간은 챗GPT를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가상데이터룸(VDR)에 있는 2만개에 달하는 파일을 예전에는 분석가가 일일이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AI가 특정 정보가 담긴 파일을 정확히 찾아 내용을 요약해준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사모펀드 퍼미라에서 근무하는 오승혁 씨도 “회사 이사회 회의 제안부터 엑셀 작업에 이르기까지 AI 채택률이 현저히 증가했다”며 “일부 은행에서는 모델링에 AI를 쓴다는데 솔직히 무섭다. 우리 일자리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AI로 대체되기 힘든 어려운 비즈니스를 찾는 분위기도 있다고 밝혔다. 오승혁 씨는 “최근 인수한 소방·생명안전 테스트 검사 관련 비즈니스가 그 예”라고 설명했다.

금융계 인사들은 월가 진출을 위한 네트워킹이나 멘탈 관리 등 자신들만의 실전 대응법을 공유했다. 미국 대표 은행서 근무 중인 오준협 씨는 “일자리를 요청하면 조언을 얻고, 조언을 요청하면 일자리를 얻는다”며 네트워킹의 역설에 대해 소개했다. 오준협 씨는 “진실하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상대를 알아가야 한다. VP(부사장)나 MD(전무·대표)에게 먼저 다가가 피드백을 구하면 신뢰는 자연히 뒤따른다”고 말했다.

자신을 비즈니스 그 자체로 경영해보라는 독특한 조언도 나왔다. 유씨는 “자신을 하나의 비즈니스로 생각해보자”고 말하며 “연구개발은 학습, 영업·마케팅은 네트워킹, 일반관리는 건강관리다. 각 기능에 균형 있게 투자하는지 평가해보라”고 제안했다. 최씨는 “스스로 불안하다면 그 이유를 파악하고 매주 한 가지씩 개선 행동을 해보자. 나는 매주 MD에게 피드백을 받는 시간을 만들었다”며 불안감 관리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금융 이외의 경험도 피와 살이 됐다고 했다. 오준협 씨는 “뉴욕대 도서관 아르바이트로 성실함과 시간관리를 배웠다”고 했고, 최씨는 “대학 때부터 매일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을 읽는 습관이 실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대학생들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방문해 월가에서의 직장 생활과 인턴십, 채용 관련 궁금증을 풀었다. 인디애나대 1학년에 재학 중인 이도윤 씨는 “한인 네트워크 중심의 현업 선배들과 밀착해 대화를 나눈 시간만으로도 유익했다”면서 “오늘 하루로 월가에서 일하겠다는 꿈이 더 선명해졌고, 미래의 커리어 로드맵을 그려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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