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펀드에 원화 활용…韓美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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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6. 오후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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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弗 관세 협상' 청신호
한은·연준간 '통화스왑' 아닌
美 재무부에 원화 예치 방식
베선트 "열흘 내 타결 예상"


◆ 관세 전쟁 ◆

한미 관세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이달 내 최종 타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펀드의 세부 내용을 두고 협상이 두 달 이상 교착됐으나 최근 미국이 일부 양보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에 한국 고위급 협상단이 워싱턴DC 현지로 총출동해 막판 협상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조만간 실무협상이 매듭지어지면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이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측은 펀드 조성 방식에 대한 의견 차를 일부 좁힌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새로운 방식의 통화스왑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3500억달러를 한국이 한꺼번에 선불로 지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원화를 담보로 맡기면 미국 정부가 보유 중인 달러를 펀드 자금 일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통화스왑보다는 일종의 '원화담보 달러대출' 개념에 가깝다. 예를 들어 한은이 미국 재무부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면 한국 정부가 원화를 순차 조달해 계좌에 입금하고 향후 미국 정부가 투자할 프로젝트가 생기면 미국이 원화에 상응하는 달러를 펀드에 공급하는 형태다.

이는 중앙은행끼리 체결하는 전통적인 통화스왑과는 다르다. 달러 조달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아니라 미국 재무부 외환안정화기금(ESF) 등이 활용될 수도 있다.

한 전직 고위 관료는 "통화스왑이나 달러대출은 무역협상 타결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 측 협상단은 추가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베선트 장관은 15일(현지시간) 기자들을 만나 "한국과 대화하고 있으며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협상단은 16일 오후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방문해 러셀 보트 국장 등과 면담하는 일정을 잡았다. 이 역시 협상 청신호로 읽힌다.

[문지웅 기자 / 성승훈 기자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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