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협조해 中이익 해쳐”
필리조선소 등 타격 불가피
필리조선소 등 타격 불가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사진 = 한화오션]](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10/14/0005572813_001_20251014185215541.jpg?type=w860)
중국 상무부는 14일 “미국의 중국에 대한 해사·물류·조선업 (무역법)301조 조사 조치에 반격하기 위해 ‘한화오션 5개 미국 자회사에 대한 반격 조치 채택에 관한 결정’을 공표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제재 대상에는 필리조선소를 비롯해 △한화쉬핑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이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조직(기업) 또는 개인이 이들 업체와 거래·협력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는 미 정부의 관련 조사 활동에 협조하고 지지하면서 중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외신을 통해 사실을 인지하고, 세부 사실을 신중히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해운·조선업을 놓고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 정부는 중국 국영 해운사와 조선업체가 보조금을 통해 불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무역법 301조를 발동하고, 추가 관세와 입항 제한 조치를 14일(현지시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에 반발해 미국 선박에 대해 특별 입항료를 부과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미·중 공급망 갈등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조선·해운 분야는 반도체·배터리만큼 안보에 직결된 전략 산업으로 향후 양국 간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美정부, 무역법 301조 발동
中선박에 입항수수료 때리자
애꿎은 한국기업에 보복조치
美, 차 운반선에도 항만수수료
입항할 때마다 12억원 내야
현대차 관세·물류비 이중고
中선박에 입항수수료 때리자
애꿎은 한국기업에 보복조치
美, 차 운반선에도 항만수수료
입항할 때마다 12억원 내야
현대차 관세·물류비 이중고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것으로 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이다. [AFP = 연합뉴스]](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10/14/0005572813_002_20251014185215573.jpg?type=w860)
중국 상무부는 14일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상징인 한화 필리조선소 등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에 대해 무더기 제재 조치를 내렸다. 미국이 이날부터 무역법 301조를 발동해 중국 회사가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이나 중국 국적 선박에 대해 항만 요금을 매기기로 하자 즉각적으로 응전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한화에 직격탄을 날리며 마스가 프로젝트에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커졌다는 점이다. 중국의 제재대상 중 하나인 필리조선소는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해 마스가 프로젝트 실행 의지를 피력했던 곳이다. 정부는 정체된 한미 관세협상 매듭을 풀 핵심 카드로 마스가 프로젝트를 꼽고 있다.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조선소 방문을 추진하며 협상을 진전시킨다는 전략이다.
마스가 프로젝트가 지체되면 한미 관세협상도 공전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고율의 미국 관세로 피해가 커지고 있는 자동차 등 다른 업종 부담이 연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미·중간 고래싸움에 한국 기업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투자, 경영 활동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보호 조치가 시급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미·중 해운 분쟁은 항만 이용료 부과를 둘러싼 양국 신경전에서 불거졌다. USTR은 지난 4월 중국 선박과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에 대해 14일부터 입항 수수료를 매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중국 선박들은 순톤수(여객·화물 수송에 사용되는 공간 용적)당 50달러의 수수료를 물기 시작했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 만든 자동차 운반선도 순톤수당 46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해운 분쟁에 국내 해운업계는 물동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을 비롯한 국내 해운사들은 미국·중국산 선박 보유 비율은 낮은 편”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운송 비용이 늘면 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국내 최대 자동차 운반선사인 현대글로비스 피해는 보다 직접적이다. 자동차 운반선의 경우 한국에서 건조된 선박도 미국 항만 수수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현대글로비스 항만 수수료로 연간 2000억원의 비용 부담이 늘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글로비스가 미국에 입항할 때마다 12억2000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현지 항만에 들어서는 횟수가 연 평균 170차례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관세에 이어 운반선 입항 수수료까지 맞으며 ‘이중고’에 빠졌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일본·유럽 등 경쟁업체(15%)에 비해 높은 세율(25%)을 맞으면서 전에 없던 자동차 물류비까지 물게되며 내년 그룹 차원의 비용 부담은 9조원 넘게 늘어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중국 선박에 한해 미국 항만 수수료를 매기도록 미국 측과 협상에 나서달라는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할 것으로 안다”며 “최소한 한국에서 건조한 선박까지 피해를 입는 상황만큼은 피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14일 일본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에 참석해 3개국 정·재계 인사와 함께 미 관세 대응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오션은 하루새 5.76% 급락한 10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팬오션 주가는 3730원으로 5.07% 급등했고, HMM도 2만400원으로 하루새 1.75% 올랐다.
미국 선박의 중국 입항이 어려워질 경우 대체수요를 흡수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벌크선사가 보유한 선박의 중국 통행이 제한될 경우 팬오션 등 다른 선사 운임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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