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도 못한 일 해냈다...피부과 의사가 AI로 만든 전세계 피부질환 실시간 지도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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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 피부과 연구팀
‘모델 더마톨로지’ 개발
피부암·사마귀·검버섯 등
국가별 질환분포 한눈에


나정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와 한승석 박사. 제공=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연구진이 세계 각국의 피부질환 발병 현황과 국민 관심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피부질환 세계지도’를 개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조차 국가별 피부질환 통계를 명확히 집계하지 못하고 있는데,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 피부질환 패턴을 분석·시각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나정임 피부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한승석 박사, 아이피부과)은 자체 개발한 피부질환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모델 더마톨로지(ModelDerm)’의 전 세계 사용 기록을 분석해 국가별 질환 빈도와 관심도를 시각화했다. 이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실시간 통계 플랫폼(https://stat.modelderm.com)을 통해 공개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최근 한 달 간 국가별로 집계된 피부암, 양성종양, 검버섯, 사마귀, 모낭염 등 다양한 피부질환 판독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는 1시간마다 자동 업데이트돼 최신 통계가 반영된다.

stat.modelderm.com에서 공개하는 실시간 국가별 피부질환 발병과 관심도 현황. 제공=분당서울대병원
단순한 발병률 현황뿐 아니라 각 지역 환자들이 어떤 피부질환에 관심을 보이는지까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를 “새로운 형태의 공중보건 지표”로 평가하며 향후 국가별 질환 추세 파악과 조기 대응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WHO 등 국제 보건감시 체계는 피부질환 중에서도 피부암이나 아토피 등 일부 질환만을 집계하고 자료 갱신에도 수년이 걸려 지역별 현황을 즉각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선 최초의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한국의 대규모 임상 데이터(15만건)와 ModelDerm의 글로벌 실사용 데이터(169만건)를 바탕으로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피부암 진단에서 민감도(암을 정확히 찾아낼 확률) 78.2%, 특이도(암이 없는 사람을 올바르게 구분할 확률) 88.0%를 기록하며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나 교수는 “AI 진단 솔루션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면 국가별 피부질환 현황을 ‘일기예보’처럼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있다”며 “기존의 글로벌 보건감시체계가 담지 못하는 정보를 제공해 세계적인 피부질환 트렌드를 더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npj Digital Medicine에 공개한 피부질환별 세계 지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지역별 피부질환 분포를 보면 피부암은 북미(2.6%)에서 흔했고 양성종양은 아시아(55.5%), 감염성 질환은 아프리카(17.1%)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기존 역학 조사 결과와도 일치해 해당 데이터가 공중보건 연구에 유의미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연구는 국내 9개 대학과 스위스 바젤대학, 칠레 가톨릭대학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파트너 저널 디지털 메디신’(npj Digital Medicine, 영향력지수 IF 15)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ModelDerm은 2017년 한 박사가 개발한 AI 알고리즘으로, 피부 병변 사진을 업로드하면 관련성이 높은 피부질환 정보를 높은 정확도로 찾아준다.

모바일 앱을 다운받으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전 세계 228개국 약 1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글로벌 피부질환 AI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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