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즉각 급락하자 확전 차단
APEC 정상회담서 담판지을지 주목
홍콩언론 “中, 리튬이온배터리 금수”
세계 경제를 양분하는 미중간의 갈등이 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확전 가능성을 차단하고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 역시 이날 중국에 유화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미국의 ‘방향전환’을 시사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많은 부분은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중국이 매우 공격적인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내가 보장하건데 미국 대통령은 중국보다 훨씬 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주간 우리는 중국이 우리와 무역 전쟁을 시작하고 싶은지, 아니면 정말로 이성적으로 행동하고자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게 될 것이다. 난 중국이 이성적인 길을 택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쌓아온 우정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좋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중국 공산당 정부의 이 행동에 우리 모두 정말로 충격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엄청난 지렛대를 갖고 있다. 대통령의 바람은 그 지렛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리어 대표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상무부가 전날 발표한 대변인 명의 성명에 대해 “분명히 중국도 자기들이 용인 가능한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평가했다.
그리어 대표는 그간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대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폭넓은 관세를 자제했는데도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확대하기로 결정했으니 분명한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갑작스러운 무역 적대 행위”, “전세계를 ‘인질’로 잡는 것”이라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강도높게 비난한 것과는 다른 뉘앙스의 발언을 잇따라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증시가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급락한 만큼, 시장 불안감을 더 고조시키는 행위가 이득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중국을 추가로 자극하는 것 역시 득될 것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미국으로부터 100%포인트의 추가 관세가 사실상 미국과의 교역단절을 의미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전을 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0월31일~11월1일)를 계기로 한 미중정상회담이 성사돼 11월 중순에 끝나는 ‘미중관세전쟁 휴전’을 연장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르면 이번 주 미중 당국자들이 만나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13~18일 미국 워싱턴DC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연례 회의가 예정돼 있고 여기에 중국 측 인사들도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고급 리튬 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 수출 통제를 다음달 8일부터 시행할 것이라는 홍콩 매체의 보도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홍콩 매체 명보는 두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가 다음 달 8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노트북·전기자동차·전동공구·의료기기·재생 에너지 저장 등에 널리 사용되는 필수 전력 공급원이다. 인조다이아몬드는 천연 광물과 동일한 특성을 가지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첨단 반도체 칩 제조는 물론 초강력 소재 연마·레이저용 광학기기 등에 사용된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리튬 이온 배터리 수출 통제가 현실화하면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중국이 인조다이아몬드 주요 생산·공급국으로서 지위를 활용해 미국의 컴퓨터 칩 공급망 등을 통제하려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