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포 1000가구 대단지에 전세매물 ‘0’가을철 이사대란 불보듯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서울 1년새 전세 물량 20% 뚝
월세 매물은 16% 넘게 늘어


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및 주택단지들. [사진 =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1021가구 규모의 ‘도화현대 1차’ 아파트. 지난 10일 찾아간 단지 일대 중개업소에는 전세 매물이 단 하나도 없었다. 9월 초 전용면적 54·68㎡ 등에서 전세 매물이 거래됐지만 대다수가 갱신계약이었고, 그나마 지난달 중순을 지나며 전량 소진됐다. 6월 말까지만 해도 6억원 근처면 99㎡(약 30평)대 전세를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세 물건이 나오더라도 7억원대 중반을 각오해야 한다는 게 공인중개사들 예상이다.

‘전세 대란 3중 악재’
① 빌라시장 붕괴
② 입주 절벽
③ 전세대출 제한
추석 연휴 직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대란 조짐이 보인다. 빌라 시장 붕괴, 아파트 입주 물량 급감, 전세퇴거대출 제한에 따른 집주인 입주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12일 매일경제가 서울 시내 10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를 조사한 결과, 전세 매물이 5건에 못 미치는 곳이 추석 직후 속출했다. 강남, 송파, 마포, 동대문, 영등포, 은평, 노원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씨가 마른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 아파트 단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1만2032가구에 달하는 서울 최대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전세 매물이 단지 전체의 1.5% 수준인 186개에 그친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2만3192건으로 1년 전 같은 시점(2만8898건)보다 19.8% 급감했다.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가격 상승 폭도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상승해 3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세의 월세화’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아실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월세 물건은 1만8742건으로 전년 같은 날(1만6129건) 대비 16.2%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연말로 갈수록 주택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주 절벽’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임대 제외)은 2026년 1만7687가구, 2027년 1만113가구, 2028년 8337가구로 감소할 전망이다. 직전 3개년(2023~2025년) 물량에 비해 58.7% 급감한 수준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입주 물량 감소, 전세 갱신권 청구 건수 확대, 집주인 입주 증가 등이 얽히며 시장에서 회전되는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