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순자산 100배로 급성장
매달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상승장 때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1세대 상품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옵션 매도 비중을 조정하는 등 차별화를 꾀한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다. 선택지가 풍부해지면서 커버드콜 ETF 순자산 규모는 올해 12조원을 넘어섰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 상품은 총 48개이며 순자산 총액은 12조290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던 커버드콜 ETF 시장은 지난해 말 6조7201억원 규모로 불어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올 들어 국내 ETF 시장이 46.8% 성장하는 동안 커버드콜 ETF는 두 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최근 1년 동안 개인투자자 주식형 ETF 순매수 상위권에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6위·7459억원),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11위·4455억원) 등의 커버드콜 상품이 이름을 올렸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겨냥해 2011년 처음 등장한 커버드콜 ETF는 자산운용사들의 차별화 전략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 1세대 커버드콜은 코스피200 등 지수 전체를 대상으로 옵션 매도 비중이 100%인 기본 전략으로 출발했다. 상승장에서의 수익을 놓친다는 한계 탓에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다 기초자산 상승분을 일부 반영하도록 설계된 2세대 상품이 나오면서 투자 매력도가 올라갔다. 콜옵션의 행사가격을 일정 목표 수준에 고정해 상승 제한을 완화한 '타깃형' 등 조건부 상품이 2세대 전략의 주를 이룬다.
대표적으로 'TIGER 미국테크TOP10타겟커버드콜' 상품은 옵션 매도 비중을 조정하며 연 10%의 옵션 프리미엄 수익을 목표로 한다. 이 상품의 최근 1년 수익률은 27.3%로 전체 커버드콜 ETF 중 가장 높다.
커버드콜 전략의 응용은 ETF 시장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일정 구간까지 손실을 막아주는 '버퍼형' ETF가 단적인 사례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최근 커버드콜 ETF는 월급 이외에 제2 파이프라인 구축을 준비하는 20·30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