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무가내 통하긴 했네…한국과 무역적자 1년만에 9%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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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자동차 대미수출 감소 탓

미국내 수입국 순위도 韓 10위
작년엔 7위 … 37년 만에 최저
대만은 8위에서 5위로 급상승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올해 들어 미국이 관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미국의 대한(對韓) 재화 무역수지 적자 폭이 1년 새 약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수입에서 한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하락했다.

8일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미국의 대한국 무역 적자 폭은 363억달러로, 전년 동기 400억달러 대비 9%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올 2분기부터 부과한 차량·철강에 대한 품목관세와 상호관세 영향 탓으로 풀이된다.

국제금융센터는 ‘트럼프 관세 이후 주요 대미 수출국 무역수지 변화 점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주요 미국의 주요 교역국 8곳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전년 대비 3% 이상 감소했다”면서 “관세율이 높아진 이들 국가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올 3월 12일부로 철강과 알루미늄 분야에 최대 50%의 품목관세를 부과했다. 또 4월 3일에는 자동차, 5월 3일에는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철강과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은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수출 통계를 보면 올 8월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12% 급감한 데 이어 9월에도 같은 기간 1.4% 감소하며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품목별 관세 여파를 받은 철강과 자동차 수출액이 각각 15%, 2% 줄면서 전체 수출 실적 감소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수입국 순위에서도 한국은 크게 하락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상무부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미국의 10대 수입국 순위에서 한국은 10위를 차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지난해에는 순위가 7위였지만 세 단계 떨어진 것이다.

이는 한국무역협회가 관련 자료 관리를 시작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한국은 2009년부터 15년간 꾸준히 6~7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었다.

미국은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한국에서 756억달러어치 상품을 수입해 전체 수입액의 3.7%를 차지했는데, 이 역시 지난해 4%에 비해 하락한 수치다.

대신 한국보다 순위가 낮았던 대만, 아일랜드, 스위스가 한국을 추월하며 상위권에 올랐고, 파운드리 부문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대만은 순위가 지난해 8위에서 올해 5위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대만 제품의 미국 수입액 비중도 지난해 3.6%에서 올해 4.9%까지 급격히 올랐다.

국제금융센터는 하반기 미국의 수입이 더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와 환적 관세가 실질적으로 도입되고, 미국 내 수요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미국의 수요 둔화가 계속되고,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에 대한 환적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글로벌 호황기에는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지만, 대외 충격 발생 시에는 오히려 국내총생산(GDP)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적 취약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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