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유입이 증시향방 좌우 … 4분기 AI 밸류체인株 주목을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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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후 주식투자 어떻게
한미증시 연일 신고가 행진
美연준 추가 금리인하 여부와
10월 실적·물가 지표가 변수
반도체·원전·조선 여전히 유망
'주주환원 정책' 배당주 담아야




증시 향방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동성장이 펼쳐지면서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는 최근 들어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9월 들어 17거래일 사이 5.7%나 급등했던 코스피는 지난달 26일 하루새 2.45%나 급락하는 '검은 금요일'이 전개됐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1.33% 반등하더니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지난 2일 2.70% 급등하며 3549.2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관세 충격에 따른 경제 둔화 우려에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 중이지만 언제 하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지는 모습이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3일(현지시간) 6715.79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하기도 했다. 다우와 나스닥도 같은 흐름이다.

우려를 키우는 가장 큰 요인은 지난 1일(현지시간) 시작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정지)과 경제 둔화 우려다. 셧다운 사태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장기간 이어질 경우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0월에 예정된 기업 실적발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연준 금리 결정 등이 강세장의 지속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석 연휴 이후 이 같은 분기점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투자 전략을 가져가야 할까.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증시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유동성 유입이 지속되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센터장은 "현재 상황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라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국면"이라며 "유동성이 풍부한데도 증시가 약세로 전환될 것을 걱정하기보다 유동성 유입이 약화되거나 중단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국 내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미 증시에 유동성이 들어오는 속도가 줄어들고 미국 외 지역으로 자금 유입세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짚었다.

4분기 투자 유망 업종으로 반도체·전력기기·원전 등 AI 밸류체인 부문을 추천했다. 윤 센터장은 "글로벌 기업 이익을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테마인 AI 개발이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증시도 반도체·전력기기·원전 등 AI 밸류체인 연계 산업 비중이 낮지 않기 때문에 AI 트렌드를 기업 이익 증가 요인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투자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4분기 투자전략으로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반도체 업종의 업황 개선에 따른 투자 매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 센터장은 "아직 반도체 사이클 턴어라운드의 초입이고 지수 내 외국인 지분율이 역사적 평균을 하회하고 있으며 연간 누적 기준으로 아직 순매도 구간임을 고려했을 때 추가 유입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본다"며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D램과 낸드 등 칩 가격 인상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 센터장은 향후 주가 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로 수출경기와 금리 발표를 꼽았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되고 한미 무역협상이 원만한 타협을 이룬다면 증시가 계속 오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투자 유망 업종으로 조선·방산·뷰티·증권업 등을 추천했다. 박 센터장은 "하반기 중 주가 부양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계속해서 확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코스피와 관련해 비교적 낙관적인 스탠스를 유지해도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또 최근 빡빡한 수급 여건 탓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감이 커진 것도 호재"라고 말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증시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반도체 대형주와 배당주에 동시에 투자하는 바벨 전략을 추천했다. 김 연구위원은 "10월은 실적과 정책 이벤트가 동시에 몰려 있는 달로 중순쯤 JP모건·웰스파고 등 미국 대형은행부터 시작해 월말에는 대형 IT업체와 반도체 기업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여기에 소비자물가지수(CPI) 공개와 FOMC·ECB·BOJ 등 통화정책 슈퍼위크가 이어지면서 물가 경로와 금리 인하 기대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설비투자(CapEx)와 마진율이 견조하게 나타나면 위험 프리미엄 부담이 완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고평가 우려와 미 정부 셧다운 위기·관세 충격이 맞물리면 변동성 확대가 재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처럼 10월에는 실적과 통화정책, 정치 이벤트가 동시에 작동하는 만큼 단일 지수 베팅보다 바벨형 전략이 합리적"이라며 "한국은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모멘텀과 정부의 친증시 정책, 배당·가치주 방어력이 변동성을 완충해 반도체와 배당주 바벨 구조가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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