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다층 PCB 수요 폭증
국내 유일 대규모 양산체제"
이수페타시스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가 크게 늘면서 초고다층 인쇄회로기판(PCB) 수요가 폭증한 덕분이다.
고다층 PCB는 기판 여러 장을 쌓아 층과 층 사이를 미세한 구멍(홀)과 회로로 연결하는 제품이다. 층수가 많을수록 데이터 전송 속도와 연산 효율을 높일 수 있어 AI 서버와 가속기, 네트워크 장비 등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는 장치에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18층 이상을 초고다층으로 분류하며 제조 난도가 높아질수록 부가가치도 커진다.
이수페타시스는 국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초고다층 PCB를 대규모 양산할 수 있는 회사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미국, 대만 업체에 이어 3위지만 기술 난도가 높은 30층 이상 초고다층 기판에서는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중화권 업체 대비 가격이 20~30% 비싸지만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이 선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창복 이수페타시스 대표(사진)는 "고객사들이 신규 제품 개발을 시작할 때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업체는 손에 꼽힌다"며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용 기판에서 기술 신뢰도를 인정받아 선도적 위치를 지켜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회사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 6429억원, 영업이익 1166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연결 기준 매출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8%, 53% 늘었는데 성장을 이끈 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AI 서버·가속기용 PCB였다.
최 대표는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라우터·스위치·가속기가 모두 필요하다"며 "AI 확산으로 베이스보드 같은 신규 기판 수요가 생기면서 기존 네트워크 장비용 기판 수요도 동반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PCB는 난도가 높아질수록 단가와 부가가치도 커져 향후 5년간 시장이 3~5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착공한 대구 달성 5공장을 통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고 있다. 2027년 준공이 완료되면 현재의 2배 이상의 생산능력(케파)을 확보하게 된다. 5공장 완공 이후인 2028년에는 매출 1조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기존 IT·모바일 산업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차세대 PCB 기술력을 고도화해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박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