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셧다운·금리 불확실성에도
K반도체 호황 기대에 ‘사자’
장기연휴 앞두고 팔던 외국인
이번엔 이틀새 3.8조 순매수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의 지난달 코스피 주식 거래대금 비중은 37.38%(KRX 기준)로 역대 최대치였다. 같은 시기 개인투자자 비중은 41.34%로 양 투자 주체의 비중 차이는 3.96%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외국인투자자의 코스피 거래대금 비중은 넥스트레이드가 본격적으로 정착된 지난 4월부터 30%대로 올라섰고, 코스피가 회복세로 접어들었던 지난 5월 종전 최대치인 36.78%를 기록했다.
외국인투자자의 거래량 일부가 넥스트레이드로 나눠진 상황에서도 한국거래소의 외국인 거래대금 규모는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준 외국인투자자의 지난달 코스피 거래대금은 95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정부의 증시 부양책을 향한 기대감이 코스피를 견인하자 외국인 거래대금이 99조원까지 늘었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주식을 102조원 넘게 거래하면서 종전 최대 기록이었던 2021년 1월의 77조원을 큰 폭으로 넘어섰다. 올해 1월 50조원을 밑돌았던 외국인 코스피 월 거래대금이 이제는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을 합칠 경우 사실상 100조원 시대를 연 셈이다.
코스피가 3500을 넘는 등 고공행진하면서 개인투자자의 경계감이 커진 반면 반도체 업황 기대감이 외국인 유입을 이끌어냈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코스피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자 지난달 코스피시장에서 10조원이 넘게 순매도했고, 투자자예탁금이 76조원을 돌파하는 등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외국인투자자들은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정부의 증시 개선안이 본격적으로 작동하는 한국 증시에서 활발한 거래를 펼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글로벌 유동성이 확충되자 해외 자금이 반도체 사이클의 수혜를 보는 국내 증시로 들어왔다”며 “해외투자자들이 실제로 한국 시장의 질적 개선을 향한 기대감을 가지게 된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7일의 긴 추석 연휴를 앞둔 이달에도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활발한 거래를 펼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10월 2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13조원의 주식을 거래했다.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 규모 15조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장기 연휴를 앞두고는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매도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세도 거세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1일 874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추석 연휴가 10일에 달했던 2017년에는 직전 4거래일간 7640억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으나 이달에는 3조3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지난 1일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시작됐고, 오는 8일에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되기에 연휴 기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기보다는 ‘K반도체 베팅’을 이어나가는 모습이다.